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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에세이집,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박광택 화백과 청각도우미견 소라 이야기,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시사주간 | 기사입력 2018/11/02 [10:04] | 트위터 노출 1,494,945 | 페이스북 확산 451,769

신간 에세이집,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박광택 화백과 청각도우미견 소라 이야기,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시사주간 | 입력 : 2018/11/02 [10:04]

▲ [이미지제공=해드림출판사]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

눈에 넣어도 안아픈

배달부 반려견 소라와 함께했던 시간의 울림…

 

[시사주간=황영화기자] 컬러 양장본으로 예쁘게 출간된‘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해드림출판사)는 단순한 반려견 이야기가 아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화가와 그림, 소리 배달부 반려견 소라의 함께 살았던 시간의 울림이다. 


중견 화가 박광택, 하지만 그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대신 청각도우미견 소라가 꼭 일어나야 할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손님이 누르는 초인종, 급하게 울리는 핸드폰 메시지들, 다른 사람들이 저자를 부르는 소리 등을 그에게 배달해주었다.
저자에게 소리가 되어 준 반려견과 아낌없이 사랑을 보내준 가족, 8년이 지난 후 끝내 이별을 겪게 되지만 바닷가 소라의 고동처럼 긴 여운이 담긴 이들의 아름답고 가슴 시린 이야기를 묶었다.


[아직도 바람 소리가 들리니]는 단순한 반려견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소라를 통해 얻은 영감을 화폭에 담아 그림 속 형상들을 시처럼 들려주기도 하고,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저자의 적막한 영혼에서 솟아나는 울림을 묘사함으로써 읽는 이의 가슴을 푸덕거리게 한다. 반려견 소라 스토리가 전체를 이끄는 가운데, 화가의 신비로운 그림 세계가 곁들여져, 그림과 소라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저자의 영혼이 삼위일체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의성어가 없는 에세이

 

소리를 그리고, 소라를 그리는 저자 이야기에는 ‘아빠 소라 왔어요.’, ‘소라야 소리 좀 물고 와.’ 같은 정겨운 대화가 들릴 듯하지만, 정작 저자의 글에는 의성어가 없다.
저자 박광택은 자신의 이름 앞에 아무런 수식어 없이 오직 ‘화가’라는 명사만 붙기를 바랐다. 또한 사람들이 그림을 보면서 뭔가 남다른 기법과 색조로 소리의 울림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그의 신상 정보인 ‘청각장애’가 읽히기를 바랐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노출하는 그에게는, 어느새 ‘청각장애인 화가’라는 단어가 슬그머니 붙어있었다.
청각도우미견 ‘소라’를 만나면서, 소라와 함께한 그 세월들 사이로 ‘화가 박광택’의 가슴엔 빛이 들어오고, 소리에 대한 갈망이 아닌 구속으로부터의 자유와 사물에 대한 사랑이 들어왔다. 청각도우미견이라기보다 자신의 친구요 벗이었던 소라가 너무나도 그리운 박광택은, 애써서 소라가 자신에게 남겨주고 간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오늘도 붓을 든다.


반려동물, 사람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사람들은 반려동물과 동등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보다 나은 존재로 고정관념화 되어 있다. 일방적으로 내가 그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함께 살아가는 의미여야 동등해진다. 따라서 동등이라는 것은 돌봄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집과 음식을 공유하며 같이 사는 일이다.


동물에게는 인간을 뛰어넘는 감각들이 있다. 사람은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는 청각은 물론, 후각, 시각뿐만 아니라 인지 능력이 사람들을 앞선다. 함께 사는 가족의 병을 미리 알아채는 반려동물도 있다. 병 냄새를 맡아 그 신체 부위를 계속 핥아 일깨워줌으로써, 진찰해 보면 그 부위에서 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동물이 도움을 주려 하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때가 다반사다.

 

교감 능력 또한 마찬가지다. 소시지가 먹고 싶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반려동물이 어느새 뒤로 다가와 앉아 있었다면, 자신이 소시지가 먹고 싶었던 게 아니라, 반려동물이 먹고 싶어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을 수 있다.
반려동물은 눈으로 바람을 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소라는 향기를 좋아한다. 사람보다 몇 배 뛰어난 후각과 시각을 지닌 반려동물은 향기의 색깔조차 볼지 모르는 일이다. 이처럼 뛰어난 능력을 지닌 반려동물은, 더불어 살며 서로 돕는 존재이지 일방적인 보호나 종속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


청각도우미견의 안타까운 현실

 

저자에게 소라는 삶의 일부를 지배할 정도이다. 그런데 소라가 떠난 이후 저자는 또 다른 청각도우미견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시각도우미견이나 청각도우미견은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통해 저자에게 온 소라는, 무음의 세계에서 외롭고 적막해 하던 저자에게 소리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현재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시각도우미견만 운영할 뿐, 청각도우미견의 훈련이나 분양이 없는 상태이다. 사설도우미견협회가 있지만 너무 열악한 실정이다, 또한 한국장애인도우미견 협회가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시설이나 인적 인프라가 지나치게 열악한 상황이다. 장애인들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소라처럼 사람들의 수족 역할을 해주는 반려견 육성에도 정부나 대기업의 적극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인세 수익금 일부라도 후원하겠다는 저자의 뜻은, 현재 청각장애인들이 청각도우미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몹시 안타까워하기 때문이다. SW


저자 박광택 화백

 

어렸을 때 청력을 잃은 저자 박광택은, 동아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였고 대한민국미술대전 등 공모전에 다수 입상을 하였으며,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독일에서 38회의 개인전, 단체전 210여 회를 가진 바 있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부산미술협회, 해운대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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