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그는 전두환보다 더 강했다

김경수 기자 | 기사입력 2019/01/11 [17:50] | 트위터 아이콘 453,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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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그는 전두환보다 더 강했다

김경수 기자 | 입력 : 2019/01/11 [17:50]

11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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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경수 기자] 1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소환됐다. 그러나 양 전 원장은 검찰 소환 전 대법원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가져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선 전 대법원장 신분에서 피의자로 전락한 그가 대법원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의도적인 재판전략이라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이 대법원을 성명발표 장소로 선택한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보통은 '검찰 포토라인'에서 성명 발표하는 데 반해 그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앞서 전두환씨가 먼저 199512월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1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두 사람 모두 검찰조사를 앞두고 자신들 입지에 맞게끔 발표 장소를 선택했는데 양 전 원장 또한 같은 행보를 보여준 셈이다.

 

양 전 원장의 성명발표를 TV로 시청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백모(40)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주제에 뭘 잘했다고 대법원 앞에서 성명발표를 했는지 모르겠다” “전관예우 의심이 보이는데 국민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비판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씨는 오늘 양 전 원장의 성명발표를 보면서 전두환 연희동 자택 앞 골목성명발표가 생각났다” “그 때 전씨가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양 전 원장의 오늘 행보를 보고 전씨의 뻔뻔함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성명 발표가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성명보다 심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이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성명 발표를 전두환 골목성명과 비교하는데 저는 더 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그와 함께 사법농단에 관여했던 법관들이 아직도 다수 법원 내부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법원 앞에서 메시지를 밝히는 것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유례없는 입장발표를 한 가운데 일각에선 전두환씨의 집 앞 골목성명발표와 흡사했다고 전했다. 사진 / 뉴시스, 한국일보    

 

양승태 전 대법원장 혐의는 무엇인가

 

양 전 원장은 사법농단 사태 전반에 깊이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이 재판개입, 블랙리스트 작성, 법조비리 은폐, 비자금 조성 등을 지시·관리·실행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검찰이 파악한 재판개입 대표적 사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으로, 2012년 대법원 1부는 피해자의 청구권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해 이에 따라 고등법원도 일제 전범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은 이러한 상황을 불편하게 여긴 박근혜 정권과 접촉한 후 직접 김용덕 전 대법관에게 '피해자 승소 판결을 확정하면 안 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외에도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직 복권 및 잔여재산 가압류 소송 KTX·쌍용차 해고노동자 소송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사건 재판 등에 양 전 원장이 개입·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양 전 원장은 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으며, 부산 법조비리 은폐 의혹, '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 유출, 상고법원 추진을 위한 비자금 조성 등도 양 전 원장이 몸통으로 지목된 혐의도 있다. SW

 

kks@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김경수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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