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하는 사장님 ‘라이더’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1/18 [16:08] | 트위터 아이콘 453,049

배달하는 사장님 ‘라이더’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1/18 [16:08]

국내 음식 배달업계에서 배달 플랫폼 업계는 음식점과 배달 인력간 중계를 독점하는 막강한 위치에 있다. 반면 근로자 성격을 갖고도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일해야 하는 '라이더'들에 대한 안전과 법적 보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지난해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이 통과된 이후 불안정한 신분으로 처해있던 하청 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법 제도가 일부 정비됐다. 그러나 눈비를 맞으며 배달하는 라이더들의 신분에 대한 보호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라이더는 우버이츠와 같은 배달 플랫폼 회사에서 맡기는 배달 업무를 하고 그 수익을 플랫폼 회사와 나눠갖는 근로자 성격의 인력이다. 라이더는 고용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배달을 할 수 있어 일견 자유로워 보이나 개인사업자 신분에서만 배달 대행이 가능하고 플랫폼 회사가 음식점의 배달 주문을 독점하고 있기에 국내외 모두에서 근로자 성격을 두고 논란을 받고 있다.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음식배달 전문 중계 앱(배달앱)은 이제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거대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국내 배달시장을 삼분하고 외국 거대기업 우버가 우버이츠로 국내시장의 파이에 들어서는 양상이다.

 

그러나 배달앱 기업이 소상공인들의 호소에 카드수수료 인하방침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거나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하는 동안 근로자 신분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배달 업무를 대신하는 라이더들에게는 미세먼지 속 마스크 지급이나 준근로자라는 신분에 대한 더 나은 정책 홍보는 아직까지 듣기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공유경제와 멀어 보이는 배달 플랫폼

 

지난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국 20~69세 성인 3014명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이용한 배달 외식 건수는 평균 3.1, 16000만여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만 약 15조원이다.

 

그러나 이들 배달 플랫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신분은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신분으로 분류된다. 프랑스가 2016년부터 플랫폼 노동자를 독립 노동자로 정의해 노동 3권을 보장하려는 반면 한국은 특수고용근로자라는 이름으로 배달 업무는 하면서도 근로자가 아닌 불완전한 신분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지난달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플랫폼 기업들에게 공유경제는 말만 공유경제일 뿐 실제로는 약탈경제다. 동네 피자가게, 자장면 가게에 배달앱 수수료를 30% 가져가는 등 피해는 소비자들로 귀결된다고 일갈한 바 있다.

 

라이더, 일하는 사람이기에 보호조치 있어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언론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인 배달원들도 보호가 강화된다고 보도됐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청의 책임이 강화한다하나 직접적으로 (라이더들에게) 와닿는 것은 아직 없다고 평했다.

 

박 위원장은 배달앱의 부흥은 산업적으로 보면 배달 주문의 수요와 공급에 대해 플랫폼이 완벽하게 정보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정보화 사회에서 플랫폼 앱이 수요·공급을 통제해 극단적으로 유연한 노동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됐고 이것이 기존 노동시장과 만나 4대 보험 등 기업이 근로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게 이해관계가 맞춰져 해당 산업이 탄생했다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취업난도 있어 사람들이 플랫폼으로 의존하게 되는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더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상 라이더는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노동자이나,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법 절차와 보호조치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법의 바깥에 있는 플랫폼과 라이더

 

박 위원장은 라이더 보호 방안과 관련해 배달 플랫폼 기업들을 향해 라이더가 개인사업자 신분이지만 실상은 노동자 성격이 강하기에 4대보험 지원, 산재보장을 위해 배달 플랫폼 회사가 라이더에게 두당이 아닌 수입에 따른 비용을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웃소싱의 형태인 원청·하청의 관계에서 이제는 근로자의 성격을 가지고도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일할 수 밖에 없는 라이더들은 오늘도 법의 테두리 밖에서 신속 배달과 더 많은 콜이라는 압박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책임 있는 공유경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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