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노동계가 내다보는 넷플릭스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2/08 [16:32] | 트위터 아이콘 451,426

방송노동계가 내다보는 넷플릭스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2/08 [16:32]

미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거대기업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컨텐츠 시장에 진출하자 방송스태프 노동계에서는 기존 한국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노동환경 지적과 함께 넷플릭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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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열악한 방송 컨텐츠 제작업계 실태가 드러나는 가운데 미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거대기업 넷플릭스(Netflix)의 등장으로 방송스태프 노동계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의 국내 방송 컨텐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진입이 매년 강력해지자 국내 방송3사와 통신3사들은 망 사용료 역차별, 토종 기업 보호를 이유로 아우성치는 상황이다.

 

미국은 앞서 케이블TV 이용자들이 넷플릭스로 돌아서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으로 인해 케이블시장이 하락세인 상황이라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입에 관련 업계는 빨간불을 켜고 있다.

 

반면 앞서 언론에서는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컨텐츠 제작업계가 넷플릭스 자체 컨텐츠 생산에 뛰어들 수 있어 더 많은 제작비, 컨텐츠 전파력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적 전망이 나온 바 있어 방송 스태프 노동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해석이 나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보다 오래된 관행

 

김두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넷플릭스의 등장에 대해 단언할 수는 없으나 스태프 노동 실태가 일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지부장은 넷플릭스 등장 이후 초반에 임금·노동시간 등 기존 계약관행에 있어 호의적인 이야기가 들렸다계약 전 근로시간 준수를 약속하겠다고 하는 등 근로환경 개선에 있어 국내 제작사들보다 일부 나은 점은 있다고 답했다.

 

국내 제작사들의 근로환경 문제와 관련해 김 지부장은 여태껏 국내에서 자행돼온 장시간 노동, 추가임금 미지급, 불공정 계약 등에 대해 변화하지 않고 외국 기업 진입에 오히려 국내 제작사 다 망한다는 식의 반대 목소리만 내고 있다그러면서 탄력근로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정부에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 촬영시간이 하루에만 29.5시간, 평균 20시간 이상이라는 사례를 들며 국내 방송 컨텐츠 제작 환경이 여전한 수준이라 설명했다. 이어 최소한 넷플릭스 관련 제작에서는 근로시간 16시간을 언급할 수 있을 정도라 덧붙였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자체드라마 <킹덤> 촬영 과정에서 지난해 1월 사망한 미술 스태프 사건에 대해 후반 작업을 하는 스태프 직군 상 업무 연장선상의 과로사가 맞다고 확언하며 업무분담과 적절한 인원배치로 및 휴게시간·임금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내 드라마 제작구조가 기존 방식을 따른 수익보장으로만 이뤄지고 있어 넷플릭스 등장에 따른 시대 변화를 오히려 기존 업계는 막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방송스태프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규탄하고 정부와 방송·제작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모습. 사진 / 뉴시스

 

한국 제작환경 개선 안되는 상황

 

김유경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대표는 전반적인 방송바닥이 편성권을 쥔 주체부터 권력이 얽힌 상황이라 넷플릭스라는 단일 회사가 기존과 다른 근로 환경을 가진다 해도 장시간 노동관행, 근로조건 개선 등 전체적인 처우가 당장에 개선될 것이라 보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조명과 동시녹음 등 전문분야에서의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제작기간 내 계약을 맺고 맡기는 방식에 현재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이 기존 관행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도 이를 따르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방송 스태프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은 크게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정 막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막강한 자본과 세계구급 유통망을 가진 넷플릭스의 등장에 일각에서는 외산 자본·기업의 국산 컨텐츠 시장 장악 또는 제2의 원스토어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독과점 형태로 컨텐츠 제작시장과 업계를 유지해온 방송사, 통신사들이라면 넷플릭스 규제 도입이나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촉구 이전에 수십 년간 고질적인 병폐로 유지돼온 제작환경 실태에 대한 점검부터 먼저 돌아봐야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시점이다.

 

기존 영화·방송 컨텐츠 제작업계에서 살인적인 노동 강도로 드라마 <혼술남녀>이한빛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드라마 <화유기> 제작 스태프가 추락사고를 당하는 등 열악한 노동 실태로 인한 끊임없는 참사부터 멈추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외산 공룡에 대한 대책으로 보인다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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