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각지대 놓인 미필 남성들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2/22 [16:43] | 트위터 아이콘 44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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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사각지대 놓인 미필 남성들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2/22 [16:43]

헌법 및 직업안정법 등 관련법에 따라 미필 또는 현역인 남성 모두 신분으로 인한 취업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유·무형의 보이지 않는 차별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3월 경기 고양시서 개최된 전역예정 장병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장병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병역을 마치지 못한 남성 청년들이 취업시장에서 미필·현역이라는 이유로 취업 제한을 받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처는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

 

졸업준비생인 A씨는 이달 다니던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A씨도 국내 병역법상 대학교 졸업 이후에는 자동으로 병무청으로부터 현역병 입영 대상으로 분류돼 영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졸업 후 학사장교 지원을 할 계획이라 입영연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A씨는 학사장교 지원에 따른 입영연기 후 합격까지 남은 기간 동안 생활비를 벌고파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의 과내 조교로 취업 지원을 했다. A씨의 모교는 조교 모집 공고에서 최소 1년이라는 계약기간을 두고 있어 A씨의 조건으로는 1년간 근무가 가능해 충분히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교 측은 A씨에게 남자는 군필(병역필)이 아니고선 지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블공평한 취업 규칙이자 성차별이라 지적한 A씨를 향해 학교 측은 오히려 본인이야말로 이해할 수 없다. 남자는 군필 학생이 조교를 지원하는 경우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면박을 줬다.

 

육군에서 현역병으로 병역을 치르는 B씨는 전역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전역 후 취업을 하고자 한 공기업의 공채에 지원코자 했다. B씨는 해당 공기업의 원서 접수 마감일로부터 한 달 후 전역해 서류 합격 발표 후 필기·면접시험에 휴가를 내서라도 지원코자 마음먹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공기업은 입사 공고에서 B씨의 전역일 이전에 전역한 군필자만 지원 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걸어 놨다. 공고의 최종 근무 시작일이 B씨의 전역일보다 세 달이나 더 남은 상황이라 B씨는 충분히 지원과 근무가 가능했으나 단서조항 때문에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병역에 따른 취업 차별을 문의했으나 관계자는 “여성·고령 차별 담당은 있으나 병역에 따른 취업 차별 담당은 없다”고 답했다. 미필자 취업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낸 사람은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 군뿐이었다. 사진은 당시 사고가 발생한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 사진 / 뉴시스

 

대한민국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행 직업안정법 제2, 근로기준법 제6,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 등 관련법 모두 성별·연령·사회적 신분 등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 대우를 금지하며 취업기회의 균등한 보장·처우를 요구하고 있다.

 

A씨의 경우도 성별에 관계없이 남녀고용평등 업무처리 규정 제3조를 따라 특정 성을 차별해 근로자를 모집·채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부합한다. 그러나 병역을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 현역 군인이라는 이유로 신분에 따라 일부 남성들은 취업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이지 않는 병역 차별이 취업 한파로 얼어붙은 고용시장에서 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미필이라는 신분을 이유로 벌어지고 있는 취업·고용 차별에 대해 직업안정법 및 채용절차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관련 부서 관계자는 군필에 따른 여성 차별, 고령 차별 등 관계 부서 상담은 있으나 병역필 여부에 따른 취업·고용차별 해소를 담당하는 부서는 없다고 답했다.

 

병역에 따른 취업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낸 사람은 지난 20166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당시 19세 청년이던 김 모 군이다. 김 모 군은 사고 두 달 전부터 서울메트로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고졸 출신 미필이라는 이유로 취업 차별을 받는 실태를 규탄한 바 있다. 생전 그가 낸 목소리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찰청은 군 미필자의 직업선택권과 평등권 보장을 위해 경찰 채용시험 응시자격에 군필 조건을 삭제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진정한 차별 해소로 다가가는 큰 한 걸음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사회 속 보이지 않는 많은 곳에서는 미필 차별로 취업 기회를 제한받는 상황이 수년 째 이어져 절실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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