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열린 공판 '전두환'스러웠다

김경수 기자 | 기사입력 2019/03/12 [14:56] | 트위터 아이콘 449,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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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열린 공판 '전두환'스러웠다

김경수 기자 | 입력 : 2019/03/12 [14:56]

인간띠를 만든 시민들이 지난 11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어 출석한 전두환 씨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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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경수 기자] 지난 11일 오후, 전두환씨가 32년 만에 피고인 자격으로 광주를 방문해 법정에 출석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전씨가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한 지 10개월 만에 받는 재판 출석이다. 혐의는 지난 20174월 전씨가 펴낸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등으로 비난한 혐의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은 전씨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집회로 소란스러웠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비유해가며 전씨가 광주로 떠날 때까지 집회를 진행했다. 반면, 32년간 전씨를 기다려온 광주는 법정 앞에서 일부 광주 시민들의 야유가 있었을 뿐 비교적 차분했다.

 

전씨는 예정 시각보다 앞선 오후 1233분께 도착해 광주지법 동쪽 후문으로 향했다. 전씨는 법정동 현관 앞까지 차로 이동해 승용차에서 내린 뒤 수행원들과 함께 법원 현관 출입구로 향했다. 출입구에 도착한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당시 발포 명령을 내렸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왜이래!”라며 불필요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법정에 들어섰다.

 

오후 230분께 ‘5월 광주학살 책임자 전씨가 드디어 법정에 섰다. 전씨가 다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것은 1996년 내란 목적 살인으로 사형 선고 후 23, 그리고 광주 법정에 다시 선 것은 1980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39년 만이다.

 

같은 시각, 5·18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전씨가 재판을 받는 동안 법원 주변에 모여 전씨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재판이 열린 광주지방법원 인근에 위치한 초등학교 학생들도 창밖을 바라보며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가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귀가하기 위해 차에 탑승하려 했지만 시민단체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이들의 강한 외침에도 전씨는 재판 받는 내내 혐의들을 부인했고
, 재판은 75분 만에 끝났다. 재판에서 혐의 부인으로 일관했다는 전씨 소식을 들은 시민단체와 광주시민들은 결국 탄식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통제라인을 무너뜨리며 전씨에게 강하게 사과를 요구해 일대가 마비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씨는 이들의 요구에 사과 단 한마디도 없이 광주를 떠났다.

 

이외에도 전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관련 소송도 진행 중에 있다. 전씨는 지난 1997년 대법원 확정 판결로 추징금 2205억원을 부과 받았지만,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추징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어 아직도 미납금이 1055억원에 달한다.

 

전씨는 자택으로 귀가 도중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로 이동해 30분 정도 진료를 받고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내달 8일 오후 2시에 열릴 전망이다.

 

전씨는 앞서 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다” “광주는 폭동” “젊은 사람들이 나한테 대해서는 아직 감정이 안 좋은가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등 무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아왔다. 이에 국민들이 전씨에게 느끼는 울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SW

 

kks@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김경수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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