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설로 틀어진 3월 국회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3/13 [15:52] | 트위터 아이콘 449,211

나경원 연설로 틀어진 3월 국회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3/13 [15:52]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 빗대 국가원수 모독 및 국회 명예 실추 논란을 받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이 여야 간 전면전으로 퍼지고 있어 3월 국회의 향방도 어지러워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서 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 격하시킨 발언에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모독이자 국회·국민 명예 실추라 강하게 반발하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나 원내대표 징계안을 당론 발의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연설 당시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항의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13일 연설 방해를 사유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양당은 서로에게 좌파 전체주의”, “태극기부대 동네북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청와대는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즉각 반응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12일 입장문을 내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 모독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냉전의 그늘을 생존 근거로 삼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발언이 아니길 더더욱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대변인발언은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의 연설을 넘어선 수준이라 볼 수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9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해 여당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지난 12일 발표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파장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나 원내대표 징계안을 당론 발의하자 한국당도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가로 막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 맞불을 놓았다. 사진 / 뉴시스

 

당시 문 의장은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라라며 응수했다. 하지만 이번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전과 달리 제1야당의 대여투쟁 노선이 국회를 넘어 국가원수 모욕이라는 방식까지 시도해 당의 노선이 태극기부대 같은 극우의 수준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형법 1042항의 국가모독죄, 이른바 국가원수모독죄는 1988년 제13대 국회에서 여야 4당 합의로 폐지됐다. 유신·군부정권이 외신 통제 등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법이었기에 폐지 정당성을 갖고 있었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폐지된 국가원수 모독죄를 언급했다며 좌파독재를 자백한 것이라 비판했다. 하지만 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인한 탄핵 이후 당선됐기에 국가원수라는 정당성·상징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징성을 훼손해선 안된다는 것이 불문율로 인식되고 있어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과했다는 평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연설 파문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3월 임시국회 내 처리해야 하는 선거제 개혁 등 입법처리다.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고 LPG차량 규제 완화 법안 등 관련 법안 3개는 여야 사전 조율로 13일 무사히 일괄 처리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로 극우 노선과 입법 발목잡기라는 거센 비판에도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이번 연설을 통해 보수야권 지지율 결집과 새 한국당 사령부의 대여투쟁력 입증이라는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선거제 개혁과 검경수사권 조정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개혁 입법 처리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거대양당이 윤리위 제소로 맞수를 두고 있어 지난 2월 한국당 보이콧으로 인한 국회 마비에 이어 입법 빨간불이 재차 켜지게 됐다.

 

또 유치원 3,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제도 개편 등 여당이 3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던 핵심 법안 처리도 거대양당의 난타전으로 인해 얼마 남지 않은 3월 임시국회마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불안까지 휩싸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오는 18일부터 청와대 신임 장관 후보 7명의 인사청문회 일정이 예정돼있어 나 원내대표의 연설 이후 격앙된 한국당의 대여투쟁 공세가 청문회에도 반영돼 유은혜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 이후 더욱 심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나 원내대표의 연설로 한국당은 극우 정당이라는 비판과 개혁 법안 발목잡기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으나 사실상 큰 소득을 얻은 쪽은 한국당이라 볼 수 있다.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보수야권 지지율을 쌓는 와중에 당 신임 지도부의 대여투쟁력을 이번 연설로 고양시키고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였다는 해석이 무게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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