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식 넘어선' 황하나 의혹, 이제라도 풀자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4/05 [15:12] | 트위터 아이콘 451,448

[기자수첩] '상식 넘어선' 황하나 의혹, 이제라도 풀자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4/05 [15:12]

지난 4일 체포된 황하나. 황씨는 이날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체포되어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됐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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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지난 4일 체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황씨를 체포해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로 옮겼다.

 

황씨는 그동안 몇 차례 마약 관련 혐의를 받았지만, 중형을 받은 적이 없었다. 게다가 2015년에는 판결문에 황씨의 혐의가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업 집안의 외손녀, "우리 외삼촌이랑 아빠랑 경찰청장이랑 베프"라는 그의 말 등은 국민에게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다시 인식시키고 말았다.

 

황씨가 마약 혐의를 일부 인정했고 경찰이 지난 2015년 사건도 재수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제 황씨가 '법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경찰과 검찰에 대한 불신이 아직도 존재하는 현시점에서 황씨가 제대로 심판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혐의에 대한 심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동안 황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해결해야하는 과제도 분명히 들어있다.

 

지난 2016년 대학생 A씨는 필로폰 투약 및 매수 매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 판결문에는 황씨가 A씨와 마약을 투약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황씨는 2015년 9월 A씨에게 0.5g의 필로폰을 건네고 같이 투약을 했으며 A씨는 황씨가 알려준 마약 공급책 명의의 계좌에 3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마약 사건의 경우 투약자보다는 유통책의 처벌이 더 강하다.

 

그러나 판결문에 혐의가 적혀있는데도 불구하고 황씨는 조사조차 받지 않았으며 사건을 맡은 종로경찰서는 사건이 일어난 지 2년여가 지난 2017년 6월에야 황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며 이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게다가 종로경찰서는 황씨 등 불구속 입건한 7명 중 2명만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경찰서는 수사의 부실을 '민중총궐기' 탓으로 돌렸다. 집회 현장 통제로 조사가 미뤄졌다는 게 경찰서의 변명이다. 

 

황씨는 지난 201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바 있다. 초범이 아니다. 재범에 유통책. 보통 사람이라면 구속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황씨는 구속은커녕 소환조사도 받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황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황씨가 마약을 투약한 지 3년이 넘게 지났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그 사이 황씨는 경찰 소환에 불응하고 연락이 끊긴 상태로 병원에 몰래 입원했다. 검찰 역시 '봐주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이 생각이 들 것이다. 속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써야겠다. "대체 '빽'이 누구야?" '경찰청장 베프' 발언이 나오면서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 전 청장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강 전 청장은 "황하나가 누군지 모르고 남양유업에 아는 사람도 전혀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열거한 상황을 보면 뭔가 거대한 '빽'이 분명히 존재하며 그 '빽'이 경찰과 검찰을 좌우했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경찰 스스로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왜 그렇게 했는지, 수사를 하려 해도 혹시 누군가의 압력으로 인해 수사를 중단한 것인지 이제 밝혀져야 할 시점이다.

 

또 황씨가 체포 직전 정신과 검사실이 있는 '폐쇄병동'에 입원한 것도 의문이 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자세한 이유를 듣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본 사람들은 '심신미약, 정상참작으로 형을 피하려는 시도'라고 의심하고 있다. 역시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의심이다.

 

'상식의 도를 넘어서는 결과의 연속'. 황하나 사건은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돈이, 권력이 상식을 얼마든지 파괴할 수 있고 비상식을 얼마든지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이 보여주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상식을 찾아야 한다. 의혹 해소도 바로 상식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경찰과 검찰이 조금이나마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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