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칼럼] 정상문교수의 산업디자인을 말하다

‘VR·AR기술’에서의 지식재산권 분쟁 이야기

시사주간 편집국 | 기사입력 2019/04/08 [11:15] | 트위터 아이콘 451,490

[비즈칼럼] 정상문교수의 산업디자인을 말하다

‘VR·AR기술’에서의 지식재산권 분쟁 이야기

시사주간 편집국 | 입력 : 2019/04/08 [11:15]

 정상문 교수.


[
정상문=부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오늘날 IT 산업분야에서 전세계적인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경쟁력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술들 중의 하나로 VR(가상 현실 : Virtual Reality)과 AR(증강 현실 : Augmented Reality)이 떠오르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4차 산업과 관련하여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가상현실 기기와 함께 콘텐츠들이 개발, 출시되고 있는 추세이다.

 

VR이란 가상의 공간을 실제공간과 같게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가 현실이 아닌 공간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컴퓨터로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가상의 공간 안에서 오감(五感)을 활용하여 실제로 그 환경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끼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 유용하게 다가오고 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이라는 개념은 1935년 스탠리 와인바움(Stanley G. Weinbaum)의 공상과학소설 ‘피그말리온의 안경(Pygmalion's Spectacles)’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소설 속에서는 고글 기반의 가상 현실 시스템에서 홀로그램 영상은 물론 촉각과 후각에 대한 가상경험에 대한 묘사가 담겨있다.

 

VR이라는 구체적인 단어의 등장은 1938년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시인, 배우 및 연출가인 앙토냉 아르토(Antonin Artaud)가 그의 수필집 ‘잔혹연극론’(원제 : Theatre et son Double(연극과 그 이중성))에서 썼던 표현(la Réalité Virtuelle) 에서 비롯되었는데, 당시 앙토냉 아르토는 영화 속의 스크린에 비쳐지는 배우들이 실제 배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지만 관객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영사기로 구현된 빛과 이미지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가상으로 이뤄진 현실’ 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해낸 것이다.

 

1939년의 뷰 마스터 릴(View Master Reel) No.86)의 사진 7매(좌)와 뷰 마스터 디바이스  조합(우)

 

 가상현실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등장한 제품 중의 하나가 1939년 뉴욕 World’s Pair(월드 박람회)에서 등장한 '뷰마스터(View-Master)라는 제품인데, 뷰마스터는 둥근 모양의 릴(Reel)중심을 기준으로 양쪽에 서로 조금씩 다른 7장의 사진을 각각 배치하여 두 눈에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기술을 활용하였는데, 이는 스테레오스코프(Stereoscope : 입체경)보다 좀 더 편리하게 여러 장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게 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가상현실의 기술적 발전과정에서는 1940년대의 미국 공군의 비행 시뮬레이터에서 본격적으로 출발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일반적이다. 

 

하일리그의 ‘센소라마’의 발명특허(좌)와 최초의 입체영상기기 ‘센소라마(Sensorama)’(우)

 

오늘날의 HMD와 가장 유사한 디바이스는 198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되었는데, NASA가 만든 우주인 훈련용 HMD 시스템인 바이브드(VIVED, Virtual Visual Environment Display : 가상 시각 환경 화면)는 완전 몰입형 HMD로, 마이크와 헤드셋, 장갑까지 연결되어 바이브드 사용자는 보다 실감나는 HMD 기기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게임기기에서 가상현실을 도입한 사례로는 1995년에 닌텐도가 ‘버추얼 보이(Virtual Boy)’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발매하였다. 닌텐도는 기존의 게임기와는 다르게 3D 화면을 구현 가능하게 하여 시장에 출시하여 성공을 기대하였지만 ‘버추얼 보이’는 당시의 불안전한 기술력으로 인하여 몰입감이 떨어지고, 인지 부조화로 인한 멀미 현상 등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

 

VR 기술의 발전추이를 살펴보면, 초창기의 VR 기술은 1930년대 미국 육군 항공대에서 초보 파일럿을 양성하기 위한 훈련 장비인 비행 시뮬레이터 ‘링크 트레이너(Link Trainer)’가 최초로 개발되었으며, 1966년에는 토마스 퍼니스(Thomas A. Furness III)가 공군 조종사를 위한 훈련장치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시뮬레이션과 같은 군사 훈련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또한 SF(공상 과학 : Science Fiction) 소설 등을 통하여 일반 대중들에게 VR의 인식을 높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VR HMD(Head Mounted Display) 제작 기업인 오큘러스(페이스북), 구글, 삼성, 소니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더욱 발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VR 생태계가 하드웨어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콘텐츠 부족으로 인한 시장 불균형 현상이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5G 도입과 연계하여 하드웨어 뿐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하드웨어에 대한 기술적 발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했던 AR(증강 현실 : Augmented Reality, 이하 AR)은 현실의 환경속에  가상의 이미지가 겹쳐서 보이도록 하는 것으로서 앞서 설명한 VR(가상현실)과는 서로 차이점이 있다.
  
AR은 현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인데, AR를 구현하는 기술의 원리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마커 방식이다. 이는 QR코드와 같이 디지털 기호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디지털기호와 합쳐져 있는 3D 영상이나 이미지를 찾아서 현실의 세계에서 가상의 세계를 더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마커리스 방식으로 카메라가 이미지를 비추면 이미지를 비추면 이미지를 인식하여 합쳐져 있는 3D 영상이나 이미지를 찾아서 이미지를 씌우는 방식이 있다. 

 

AR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세상에 말한 사람은 동화 ‘오즈의 마법사’ 원작자인 라이먼 프랭크 바움(Lyman Frank Baum) 작가이며, 그는 1901년 현실세계를 비춘 영상에 사람이 만든 데이터를 덧붙여 표시하는 ‘캐릭터 마커’라는 전자장치를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AR과 관련된 첫 번째 디바이스는 ‘이반 에드워드 서덜랜드(Ivan Edward Sutherland)’가 만든 ‘HMD(Head Mounted Display)’다. 가상현실(VR) 기기의 초창기 모델이기도 한 이반의 HMD는 전투기 조종사가 사용하는 헬맷처럼 눈 앞에 설치된 렌즈를 통하여 다양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었다.

 

1992년 미국의 루이 로젠버그(Louis Rosenberg)가 개발한 AR 시스템인 ‘버추얼 픽처


 ‘AR’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곳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인데, 1990년 보잉의 기술자 톰 카우델(Tom Caudell)이 AR이란 단어를 최초로 언급했으며, 1992년 미국 암스트롱 공군연구소의 루이 로젠버그(Louis Rosenberg)가 처음 개발 한 것으로, 최초의 몰입형 증강 현실 시스템인 ‘버추얼 픽처(가상기구 : Virtual Fixtures)’란 AR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이처럼 AR은 전투기 조종석 등의 군수산업과 자동차, 항공기 제조 산업에 주로 이용되던 기술이며, 2000년대 들어 대중화된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 문화로 인하여 더욱 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다양한 센서들이 현실에서 다루기 쉬운 작은 기계들과 결합됨으로써 사진촬영 분야는 물론이고, 게임과 소셜미디어 및 마케팅 분야에서도 AR이 계속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분야에서 AR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닌텐도가 2016년 7월에 공개한 ‘포켓몬 고(Poketmon GO)’ 게임을 전 세계에서 흥행을 시켰는데, ‘포켓몬 고’는 보편화된 스마트폰의 GPS와 센서를 이용해서 현실의 지도세계에 포켓몬이라는 가상의 캐릭터이자 닌텐도가 보유한 인기 캐릭터 콘텐츠를 구현한 것이다. 닌텐도는 실제 개발사인 나이언틱의 기술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콘텐츠를 결합시켜 매우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와 오락성을 부각시켜 흥행시켰는데, 과거 버추얼 보이로 큰 낭패를 경험했던 회사가 AR 분야에서 큰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월즈닷컴(Worlds.com, Inc.)과 엔씨소프트의 분쟁이 된 ‘확장 가능한 가상 세계 채팅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 특허

 

 VR · AR과 관련한 지적재산권 분쟁의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로는 2009년 1월 5일 미국의 게임특허 업체인 월즈닷컴(Worlds.com, Inc.)이 엔씨소프트를 미국 특허(6,219,045 B1) 침해 혐의로 미국의 현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례인데, 이는 월즈닷컴의 ‘SCALABLE VIRTUAL WORLD CHAT CLIENT-SERVER SYSTEM(확장 가능한 가상 세계 채팅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과 관련된 특허인데, 3D 공간에서 이용자의 위치가 서버를 통해 다른 이용자에게 전송되어 화면상에 표시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분쟁은 2010년 4월 23일에 양자 합의(합의조건은 비밀)로 소를 취하하였다.

 

또한 월드닷컴은 액티비젼블리쟈드(Activision Blizzard, Inc.,)의 World of Warcraft와 Call of Duty의 비디오 게임에 대해서도 2012년 3월 30일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미국 특허 번호 8,082,501 B2, 7,493,558 B2, 7,945,856 B2 및 7,181,690 B1도 ‘사용자가 가상 ​​공간에서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및 방법’과 관련된 특허들로 미국 특허청 (USPTO)에 추가로 계속 청구가 진행된 특허들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특허소송들에 대해 게임 업계에서는 특허권자인 월드닷컴이 경영이 어려운 업체로부터 사들인 특허를 무기삼아 소송을 제기한 뒤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얄티를 받아내는 ‘특허전문관리회사(NPE · non-practicing entity : 일명 ‘특허 사냥꾼(Patent Troll)’인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의 가상 현실 부문 계열사인 ‘오큘러스 브이알(Oculus VR)’도 유사한 VR 헤드셋과 스마트폰용 VR 장치를 만드는 경쟁사인 ImmersiON-VRelia으로부터 ‘3D 이미징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페이스북과 오큘러스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으며, 2017년 4월 7일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제기된 가상 현실 특허 침해 사건에서 저작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5억 달러의 손해배상에서 패소하였다.  

 

따라서 VR · AR의 디바이스 및 콘텐츠 기술은 5G 서비스의 시작과 함께 앞으로도 더욱 더 다양하고 진화된 모습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며 소비자들과 만날 터이고, 이에 맞춰 디바이스 및 서비스 역시 자연스런 인간의 행동에 기반을 둔 사용자 경험을 창출해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며, 지식재산권의 보호 및 침해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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