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 더디 가도 안정이 먼저다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4/10 [17:52] | 트위터 아이콘 45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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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무상교육' 더디 가도 안정이 먼저다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4/10 [17:52]

지난 9일 열린 당정청 협의.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방안'이 발표됐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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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현실로 다가온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9일 당정청 협의를 열고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무상교육은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먼저 시작되며 2020년에는 2,3학년 학생 대상, 그리고 2021년에는 모든 고등학생에게 시행된다. 
 
다만 입학금 및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사립학교 중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결함보조를 받지 않는 일부 고등학교는 제외된다. 이로써 자율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등 94개 학교 6만 8천여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상교육이 시행되면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대금이 지원된다. 교육부는 전면 실시되는 2021년까지 매년 약 2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국가와 교육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지원금(공무원자녀 학비지원 등 고교 학비 지원 사업)을 제외한 총 소요액의 50%씩 분담하고 국고 지원분은 고교무상교육에 한하여 실 소요금액을 산정해 반영하는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는 기 지원예산 외에 추가 소요재원의 60% 수준을 추가 부담하게 되며, 이에 따른 국가의 추가 부담분은 교육청의 2배 수준"이라면서 "지자체 부담분은 기획재정부와 교육부(교육청)가 공동 협력해 확보해 나갈 예정이며 올 2학기부터 시행되는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시행 예산은 시도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우선 2021년까지 연간 2조 원의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있다. 현재 이 예산은 교육부와 각 지역 교육청이 각각 반반씩 부담하고 재정이 열악한 지역은 중앙정부가 지역 교육청에 내려보내는 교부금을 확대해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공무원들이나 저소득층 가구는 교육비 지원을 받고 있기에 이미 들어가는 지원금을 제외한 추가소요약에 대한 분담비율은 중앙과 지방 정부가 70%, 시도교육청이 30%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무상교육 도입 취지와 교육청 분담 필요성에 대해 교육감들도 공감하고 있다. 정부도 더 많이 부담해야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교육부 차원에서 개별 사업에 특별교부금 지원 등의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시도교육감들은 무상교육에 동의하면서도 정부의 공약 사업인만큼 정부가 전체를 부담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은 10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의견을 주고받을 때 정부가 8, 교육청이 2를 부담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66:34다"라면서 "무상교육으로 부담해야하는 예산을 그동안 써온 예산에서 빼야하기에 압박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대통령의 공약인만큼 기재부가 브레이크를 걸지 말고 전액 정부부담으로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교육감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공식적인 회의 형식을 통해서 논의한 적은 없다. 교육감들이 정부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지만 '일단은 가 보자. 그리고 계속 정부와 논의를 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제2의 '누리과정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원 조달 문제로 정부와 교육청이 갈등을 빚을 경우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2025년 이후의 재정 계획이 구체적으로 잡혀있지 않아 만약 다음 교육감 선거에서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무상교육이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정청은 일단 5년 간의 시행 여부를 두고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이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으로 학비 걱정 없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지만 안정적인 운영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 단기간의 성과를 보기보다는 더디지만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청이 함께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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