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찬성하는 사람 나올 때까지 계속 바꿔라

성재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4/27 [08:49] | 트위터 아이콘 45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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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찬성하는 사람 나올 때까지 계속 바꿔라

성재경 기자 | 입력 : 2019/04/27 [08:49]

극한 대치 속 한국당 의원 45명이 4열 중대로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원집 기자


[시사주간=유진경 기자]
대한민국이 북한이냐.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만 투표할 때까지 계속 의원을 바꿔도 되느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말이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 나라다. 입헌민주주의도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무슨 이유에선지 수십년 동안 사용해 오던 자유를 빼버렸으나 이 나라는 분명 공산이나 독재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래서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만 투표할 때까지 계속 의원을 바꾸는 것은 자유다(?).

 

그런데 인민 민주주의공화국은 계속 의원을 바꿀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다 찬성하는 사람만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만 투표할 때까지 계속 의원을 바꾸는 것이나 처음부터 찬성하는 사람만 모아놓은 것이나 오십보 백보.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유명한 꼼수19541129, 자유당이 사사오입으로 정족수 미달의 헌법개정안을 불법으로 통과시킨 일이다. 초대 대통령만은 중임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골자의 헌법개정안을 투표에 붙인 결과, 재적의원 203(투표 202) 중 찬성 135, 반대 60, 기권 7표가 나왔다. 이는 개헌정족수에 1표 부족한 것으로 당연히 부결됐다. 그러나 자유당은 사사오입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며 개헌안이 가결되었다고 억지를 부렸다.

 

이번 국회에서도 1표가 성패여부를 가리게 돼 자연스럽게 사사오입국회와 오버랩된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고 공수처 설치법에 반대한 사개특위 위원인 권은희 의원을 임재훈 의원으로 교체했다. 앞서 이언주 의원의 당원권도 박탈해 원천봉쇄하려 했다. 반대하는 의원은 계속 찬성하는 의원으로 바꾸는 해괴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국회의장은 병상에서 결제하고 듣보잡온라인 발의를 하는가 하면 장소를 옮겨 기습 상정했다. 이 와중에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33년만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이번 일이 그리 엄중했나 의문이 든다. 이젠 서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어디서 많이 보아오던 익숙한 장면 아닌가.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헌법상 대의기관인 국회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알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권력을 가진 자가 꼼수까지 부리는 것은 독재라고 그렇게 손가락질 받았던 과거 정권과 별 다를바 없어 보인다. sw

 

sjk@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성재경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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