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장악한 '어벤져스', 마지막 '스크린 독과점'이 될 수 있을까?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4/27 [12:35] | 트위터 아이콘 45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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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장악한 '어벤져스', 마지막 '스크린 독과점'이 될 수 있을까?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4/27 [12:35]

50%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하며 개봉 사흘 만에 320만 관객을 넘어선 '어벤져스:엔드게임'.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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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전체 스크린 수 2,796개, 스크린점유율 56.2%'(4월 26일 현재) 개봉 사흘만에 320만명을 돌파한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성적표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어벤져스>의 10년 역사를 마무리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모았고 <어벤져스>의 마지막을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의 호응은 97%에 가까운 예매율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관이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도배되는 '독과점'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멀티플렉스의 경우 상영관 6개 모두 <어벤져스:엔드게임>을 상영하고 있으며 다른 멀티플렉스도 조조나 심야에만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한 영화가 절반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하며 독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생일>, <미성년> 등이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짐에도 종영했고 <요로나의 저주>,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 등을 관람하려면 조조나 심야 시간만을 이용해야하며 상영관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관객은 "지난번에 <생일>을 너무 감명깊게 봐서 다시 한 번 보려고 했는데 상영관이 온통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도배가 됐다. 100만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한 영화 때문에 다른 영화를 빨리 종영시키고 그 영화만 보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히려 <어벤져스:엔드게임>이 보기 싫었을 정도였다"라고 밝혔다.
 

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27일 시간표. 모든 상영관이 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을 상영하고 있다. 사진 / 멀티플렉스 홈페이지 캡처    

 
독과점 문제는 지난 몇 년간 계속 제기됐고 이를 고쳐야한다는 목소리가 그때마다 나왔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멀티플렉스는 줄곧 '관객이 원하는 영화를 우선으로 상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영화인들은 다양성을 존중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한때의 이슈로만 부각됐을 뿐 고치려는 노력이 보이지는 않았다. 관객들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나 이번 <어벤져스:엔드게임> 독과점 문제를 계기로 '이번만큼은' 멀티플렉스의 독과점을 막아야한다는 노력이 보이고 있어 실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영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주 영화 관람 시간대(오후 1~11시)에 상영하는 총 영화 횟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해서 상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주요 시간대에 같은 영화를 절반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하지 못하도록 해서 나머지 상영관에서 다른 영화들을 볼 수 있도록 해 관람객들의 문화향유권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이 법의 요지인 셈이다.   
 
여기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 22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다양하고 좋은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기 위해 '스크린 상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주목된다.
 
박양우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 'CJ E&M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CJ의 스크린 독과점과 배급 상영 겸업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영화인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으며 이후 장관 취임 후 영화인들을 만나며 문제점을 청취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스크린 독과점' 도입은 영화인들과 박 장관 사이의 불신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국회와 문체부가 스크린 독과점 문제 해결에 나선 것에 영화계는 일단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과연 이번에는 스크린 독과점을 막아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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