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장학재단의 '답정너' 간담회, 센터 통폐합 여전

실직 위기에도 이정우 “그 정도는 흔히 사람 살면서 수도 없이 바꿔”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5/02 [18:51] | 트위터 아이콘 4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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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장학재단의 '답정너' 간담회, 센터 통폐합 여전

실직 위기에도 이정우 “그 정도는 흔히 사람 살면서 수도 없이 바꿔”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5/02 [18:51]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사진 / 한국장학재단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한국장학재단이 8개 콜센터 통폐합으로 도급 근로자 실직위기에 대해 언론의 질타를 받자 이사장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뤄진 이사장 면담은 통폐합 강행 유지에 ‘해고가 아니다’라는 ‘답정너’·‘지록위마’식 면담인 것으로 드러났다.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줄임말 신조어이며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부른다는 사자성어로 ‘권세를 이용해 우겨서 남을 속이려 하는 짓’을 일컫는 말이다.

 

재단의 이사장 면담은 바로 이와 같았다. 본지의 ‘[단독]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대량 실직에도 나 몰라라’ 최초 보도 이후 YTN 등 복수의 언론에서 재단 콜센터에서 일하는 도급업체 상담원 수십여 명의 실직 위기가 보도됐다. 이에 재단은 지난 달 25일 대구에서 해당 콜센터 노동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앞서 재단이 복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온 “효율적 운영을 위한 콜센터 통폐합”이자 “타 도급업체를 통해 취업을 알선하는 고용안정을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금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통폐합 강행을 재차 유지하며 콜센터 상담원들을 향해 “콜센터가 8개 센터로 분산된 것은 지구상에 없다. 지금 입찰에서 책임지고 일자리를 보장하는 새 회사가 나올 것이라 본다”며 “안 나올 수도 있으나 나올 확률이 높아 해볼 만하다. 피해만 안 간다면 좋은 아이디어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한 상담원이 “지금껏 재단 일을 했고, 앞으로도 재단에서 일을 하고 싶다. 우리를 떠넘기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이 이사장은 “여러분 희생 없이, 다른 직장을 옮기는 것을 희생이라 말하면 할 말이 없다”면서 “그 정도는 흔히 사람 살면서 수도 없이 바꾼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의 '상담센터 운영 효훌화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상담품질이 평가기준 변경 후 전반적 수준이 하락했다고 분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에 대해 콜센터 도급 근로자는 "말도 안되는 평가기준을 도입해놓고 상담품질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짜맞추기식 컨설팅"이라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 / 제보자 제공

 

◇ ‘해고는 아니지만 직장은 잃을 수 있다’는 논리

  

본지는 재단의 센터 통폐합으로 인한 실직사태를 최초 보도하면서 상담센터 통폐합의 근거가 된 ‘상담센터 운영 효율화 컨설팅’ 자료를 재단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 요구했다. 그러나 본지의 요구에도 두 기관은 현재까지 이에 응하지 않아 제보를 통해 해당 자료를 입수했다.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상담센터 콜 발생 및 월평균응대율은 2016년 1~12월 간 97.1%, 운영구조 개편 기간이던 2017년 1~3월은 평균 50% 이하, 개편 이후 2017년 4~12월 간은 97.3%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컨설팅 자료는 2018년 1월~8월까지 월평균 응대율이 93.0%였다는 점을 들어 효율성 저하라 지적했다.

 

하지만 콜센터 상담원 관계자는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이후 수능 일정이 연기돼 다음 해 2월 콜 폭주로 응대율이 일시 저하됐을 뿐, 지역분산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자료에는 2018년 4월부터 콜 평균응대율이 97.8%로 회복했다.

 

자료는 2016년 12월 이전부터 센터 분산 이후인 2017년 1월 이후 기간을 비교하며 △교직원 상담 7054건→8773건, △방문상담 382건→942건, △현장상담 0건→364건, 서류처리 6만6155건→12만2808건 등 센터 분산에 따른 특수 업무 성과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월평균 퇴사율도 개편 이전에는 6.1%이던 점이 개편 이후 안정화된 2018년에는 5.0%로 줄어들었다.

  

현장대응성이 떨어져 통합한다는 재단의 발상과 달리 실제 지역 콜센터 운영은 현장 대응으로 인한 상당한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는 직무상 상담 업무의 능숙한 진행을 위해 경력 직원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해당 컨설팅 자료에는 상담사 수가 개편 이후 1년~2년 근무자의 경우 30% 이하까지 비율이 상승했으며 2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에도 15%대까지 회복되는 모습도 보였다.

  

상담품질 평가기준이 변경된 후 품질수준이 하락했다는 컨설팅에 대해 상담원 관계자는 “지역콜센터 분산 이전과 비교한 것이 아닌 QA 평가 기준 변경 전후를 비교해놨다”며 “기존 담당 도급업체가 말도 안되는 평가기준을 도입해놓고 상담품질이 떨어졌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짜맞추기식 컨설팅”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자료는 상담센터 운영성과 진단결과에서 “지역센터 관리구조상 품질관리가 원활히 지원되지 못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등 추측성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조직 안전성 진단 결과에 대해서는 “구조변경 초기에는 퇴사율이 증가했으나 이후 안정화돼 조직안정성이 향상됐다”면서 콜센터 주요 퇴사 원인에 대해서는 “도급계약 연장시 실업급여 수급 목적을 위한 퇴사”라고 분석했다.

  

이어 컨설팅 자료는 비용 구조 및 재무효율성 진단에 대해 “운영구조 개편 후 콜당 처리 비용이 증가하고, 재단법 개정으로 인한 관련 업무량 및 인력 수요 발생이 예상돼 잠재적 비용 투입 요구가 대두된다”고 평가했다.

  

◇ 주먹구구·막무가내 센터 운영...피해는 학생 몫?

  

한국장학재단은 서울, 대구, 광주 센터를 제외하고 나머지 센터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료에 적힌 관할 권역 내 학생 수는 2018년 국가통계포털 기준 △대전 46만8000명, △부신 42만1000명, △강원 12만4000명 , △전북 11만2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센터들이 통폐합될 시 해당 권역 112만5000명의 학생들 및 관련 현장업무에 대한 장학금 상담업무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재단은 지난 2017년 3월 기존 콜센터 통합 운영 방식으로 인해 상담원 부족 등 문제로 국가장학금 신청 학생들이 급기야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바 있다. 재단은 이에 주목해 당해 통합 운영방식에서 전국 권역 지부별 현장지원센터 설치 및 산하 콜센터 8곳으로 운영 방식을 대거 전환했다. 하지만 도급업체 고용 방식에 낮은 급여, 전문 교육 미비에도 상담원을 무작정 투입해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전문성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주먹구구·막무가내식 콜센터 상담원 투입 논란 이후 장학금 신청 성수기가 지나자 콜센터 운영은 안정화됐다. 그러나 이후 재단이 눈엣가시로 주목한 것은 콜센터 운영비, 즉 상담원 고용이라는 인건비로 보인다. 상담센터 분산으로 인한 효율성을 명목으로 이 이사장은 통폐합 강경 일변도를 강행하고 있으나 부족해 보이는 효율성 주장 근거와 고용승계·정규직 전환도 아닌 타 입찰업체로의 고용 떠넘기기로 강한 지탄을 받고 있다.

  

사진 / YTN

 

◇ 말뫼는 참고 받아들여서 현명했나

  

지난 달 25일 간담회에서 이 이사장은 과거 스웨덴 조선소 도시 말뫼의 예를 언급하며 “인건비가 높아 말뫼는 조선업 경쟁력을 잃고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말뫼는 효율성의 사례다. 우선은 참고 받아들이고 통곡하나 지금 결과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 발언했다.

  

이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하고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경제민주화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진보적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지난 달 24일 가천대 한국불평등연구소 개소 발표문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나라에 독이 될 수 있다”면서 “고용이라는 ‘마차’를 분배·성장이라는 ‘말’보다 앞세운 격”이라 밝혔다.

  

재단 콜센터 도급근로자 실직위기 사태로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까지 조명되는 가운데 사실상 이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기조 및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까지 정면으로 반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재단의 콜센터 통폐합 강행 기조는 논란을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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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정너 2019/05/08 [21:13] 수정 | 삭제
  • 눈감고 귀막은 답정너 이사장은 이런 기사와 댓글을 보기나 할까..
  • 업체로책임전가 2019/05/04 [22:21] 수정 | 삭제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lVKBj9 국민청원 진행중입니다. 재단의 수장이 바뀔때마다 운영방침이 바뀌고 그 피해는 오로지 상당사와 학생들에게 떠 안아야합니다
  • 희생 2019/05/03 [09:56] 수정 | 삭제
  • 개인의 잘못도 한 센터의 잘못도 아닌데 왜 이렇게 무자비하게 구는건가요 내가 애정하는 사람들과 애착을 느끼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것 뿐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부당하게 구는건가요 근거 없는 근거로 희생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 허얼 2019/05/03 [09:31] 수정 | 삭제
  •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못 벗어나는 운영정책이네..ㅉㅉ
  • 사실 2019/05/02 [21:34] 수정 | 삭제
  • 국가기관이 이사장바뀔때마다 이랬다저랬다합니까 그피해는 누가보는건가요 답답하네요
  • 좋은글 2019/05/02 [19:54] 수정 | 삭제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핵심만 쏙쏙 짚어주셨네요. 기자님같은 분이 많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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