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버스 파업, '기싸움' 멈추고 절충안을 찾아라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10 [11:34] | 트위터 아이콘 44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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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버스 파업, '기싸움' 멈추고 절충안을 찾아라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10 [11:34]

서울 시내버스에  '대중교통 환승할인'을 정부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 / 임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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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오는 15일 '교통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과 경기도, 부산, 대구 등 전국 9개 지역 버스가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버스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이유는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주52시간 노동제다. 노선버스 업종은 그동안 주 52시간 적용이 제외되는 특례업종이었지만 지난해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노동시간 제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됐고,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7월 1일부터 노선버스 업종에도 주52시간 노동이 도입된다.
 
얼핏 보면 버스 운전자들을 격무에서 해방시키고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현재의 주52시간 노동이 달갑지 않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주52시간 적용시 경기지역 버스 운전사의 경우 근무일수가 3~4일 감소하고 임금이 월 80만~110만원 정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초과 근무를 못하기에 초과 근무 수당을 받을 수 없고 자연히 임금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조원들은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버스 회사들은 임금을 보전하면서 인력을 충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연히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중앙 정부의 지원이다. 지자체 지원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중교통 환승할인은 보편적 교통복지, 이젠 중앙정부가 책임져라!' 최근 서울 시내버스 앞에 붙어있는 문구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재정지원이 1조 21억원이지만 환승할인 비용은 연 1조 3950억원이라고 한다. 이 비용을 지자체가 떠안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따라서 '보편적 복지'를 실천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자체 소관 업무는 지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까짓거 정부가 지원해주면 다 해결될 일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의 입장은 '지역 주민에 국한된 일에 국비를 투입하는 건 제한이 있다.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정부 및 지자체 재원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모든 부담을 해소할 수 없다. 버스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버스요금 인상'을 거론하고 있다. 버스 회사와 지자체가 재정적인 여력이 없고 정부 지원도 어렵다면 결국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금이 인상될 경우 서민의 가계비 부담이 더 증가되고 지자체는 물론 정부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상황은 정부, 지자체, 버스회사, 노조원들이 서로 자신들의 자존심만 내세우는 상황이다.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할 뿐 양보를 하거나 절충안을 내세우려는 노력이 없다. 자존심만 내세우다보니 합의점이 나오지 않고 합의점이 나오지 않으니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그 '기싸움'의 피해자가 바로 시민이다.
 
'오죽하면 버스 운전사들이 파업을 할까?'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1년의 유예 기간 동안에도 인원 충원 등 보완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고 정부의 지원도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운전사들만 희생양이 됐기에 결국 파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단체 행동으로 정부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노조의 '벼랑 끝 전술'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파업은 결국 '국민의 발을 묶는 행위'다. 합법적인 파업이라고 해도 시민이 큰 불편을 겪는다면 누구도 이를 '합법적'이라고 볼 수 없다. 노조가 파업을 다시 재고해야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물론 노조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동안 무대책으로 일관한 사측과 정부, 지자체도 책임을 가져야한다. 무조건 최악을 면해야한다.
 
아직 파업 예정일인 15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정부와 지자체, 노사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서로 절충해가면서 '극적 타결'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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