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페어 투게더 캠페인⑧] "장애인? 놀이기구 타면 안돼요" 차별받는 청각장애인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13 [17:52] | 트위터 아이콘 44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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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페어 투게더 캠페인⑧] "장애인? 놀이기구 타면 안돼요" 차별받는 청각장애인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13 [17:52]

놀이기구 탑승제한 표지판. 표지판만 보면 모든 장애인의 탑승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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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청각장애인 부부인 A씨와 B씨는 그동안 잘 놀아주지 못했던 11살 딸(비장애인)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오랜만에 C리조트로 나들이를 갔다. 이곳 저곳을 다니던 가족들은 리조트에 있는 '알파인코스터'를 타기로 하고 표를 끊으려했다. 
 
하지만 A씨가 장애인 카드를 꺼내자 매표를 하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안 된다'며 입장을 가로막았다. A씨는 필담을 통해 "지난해 평창에서도 탔고 강화에서도 탄 적이 있다"며 항의했지만 리조트 관게자는 "(우리 리조트의) 알파인코스터는 복지카드 소지자는 탑승 불가다. 위험 방송을 못듣지 않나"라며 매표를 거부했다. 그렇게 그 가족의 나들이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같은 날 청각장애인이자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D씨는 역시 청각장애를 겪는 한국인 남편, 자녀 2명(비장애인)과 함께 서울의 유명 놀이시설 'E'에 갔다. 자녀들을 위로해주기 위해 간 나들이에서 이 놀이시설의 유명 놀이기구를 이용하려했지만  그 곳에서도 매표를 거부당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다. D씨는 한국으로 귀화를 했지만 아직 한국어가 약했기에 자신이 없었고 때문에 항의를 할 수가 없었다.
 
공교롭게도 D씨가 간 E는 지난해 11월 방문한 A씨와 두 자녀의 탑승을 거부한 적이 있었고 D씨는 지난해 유명 놀이동산에서 놀이시설을 이용하려했지만 거절당한 전례가 있었다.
 
유명 놀이시설의 놀이기구에는 노약자나 임산부, 장애인, 디스크 환자, 취객, 꽃 알레르기 등에 해당하는 이들의 놀이기구 탑승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문제는 장애인의 경우 장애유형을 밝히지 않고 '장애인'으로만 표기하다보니 장애유형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복지카드만 내밀어도 장애인의 승차를 거부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지난 10일 "매표를 위해 장애인 수첩을 제시할 때 거부당하거나, 장애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매표를 했다가 청각장애인일 것을 알고 판매를 취소하는 사례도 있고 같이 간 자녀와 같이 타려하면 청각장애인이라 보호자로서 적격하지 못하다고 탑승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별은 유명 놀이시설에서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장애 특성이나 정도를 불문하고 놀이기구 이용을 못하도록 막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5조 2항에는 '재화 용역 등의 제공자는 장애인이 해당 재화 용역 등을 이용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기회를 박탈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놀이시설의 청각장애인 승차거부가 바로 이 조항을 어겼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탑승을 못하는 대상을 '장애인'이라고만 규정해 청각장애인 등 탑승 전에 주의 사항만 전달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장애인도 일반 장애인의 규정으로 묶어 놀이기구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 A씨가 C리조트로부터 받은 대답. 방송을 못 듣기에 탑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이에 대해 C리조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신속한 조치가 어려운 이들'의 승차를 제한하고 있고 미리 고지도 하고 있다.  탑승 전 시청각교육을 하고 유도 방송, 서행 및 정지 등 안전을 위한 안내방송을 하는데 청각장애인은 이 방송을 듣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다. 고지가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고 고쳐가려한다"고 전했다.  
 
A모 대규모 놀이시설의 E 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복지카드나 관련 서류를 가진 고객이라면 동반 1인까지 우대하고 있다. 장애인이라고 입장이나 승차를 거부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아마도 놀이기구 탑승이 거절된 것은 다른 장애요소가 있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14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내고 '서면 등을 통한 사과', '장애인별 탑승 가능/불가 기준 마련', '최소한의 청각장애인 이해교육(청각장애인 고객 특성, 아주 간단한 수어 등) 실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장애인의 기준을 뭉뚱그리거나 자의적으로 만들지 말고 장애인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마련해야한다"면서 "인권위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인권위도 '권고'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놀이시설들이 수용을 해야하고 우리는 이를 계속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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