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1호기 수동 정지, ‘제2의 체르노빌’ 우려 목소리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22 [17:02] | 트위터 아이콘 446,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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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1호기 수동 정지, ‘제2의 체르노빌’ 우려 목소리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22 [17:02]

탈핵시민행동이 22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한빛1호기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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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한빛원전 1호기 수동 정지 사태로 '안전 위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2의 체르노빌을 이야기하며 '탈원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개월만에 정상가동을 앞두고 있던 한빛원전 1호기 주급수펌프에서 정지 신호가 나면서 보조급수펌프(정상급수 기능을 상실했을 때 증기발생기에 급수를 공급하는 펌프)가 자동 가동됐다.

 

이날 한빛1호기는 원자로 특성 시험 중 제어봉 수동 인출 과정에서 원자로 냉각제 온도가 상승했고, 이로 인해 증기발생기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모든 주급수펌프에서 정지신호가 발생했다.

 

이후 지난 2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특별 점검과정에서 한수원의 안전조치 부족 및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한 정황이 확인되어 발전소를 사용정지시키고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한수원은 10일 오전 1030분경, 한빛1호기 제어봉(원자로 내에서 원자로의 출력을 조절하거나 정지시키는 장치) 제어능력 측정시험 중 원자로의 열출력이 사업자의 운영기술 지침서 제한치인 5%를 초과해 약 18%까지 급증하는 등 이상 상황이 발생해 같은 날 오후 102분경 원자로를 수동정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수원이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 과정에서 원자로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했음에도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은 사실, 면허 비보유자가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이 확인됐다"면서 "원자로조종감독자 면허소지자의 지시 및 감독 소홀 등이 의심되어 원자력안전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법 제26조에는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하면 즉시 원자로를 정지하도록 되어 있으며 원자력안전법 제84조에는 제어봉 조작은 원자로조종감독자면허 또는 원자로조종사면허를 취득한 운전원이 직접 하도록 하고 있지만 원자로조종감독자면허 소지자의 지도 감독시에는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직원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원자로 폭주로 갈 뻔한 사고"라고 평가하자 한수원은 "체르노빌 원전은 안전설비가 작동하지 않도록 차단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험을 강행하다가 출력폭주가 발생해 사고로 이어졌지만 한빛1호기의 경우 모든 안전설비가 정상 상태를 유지해 출력 폭주는 일어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수원은 원안위의 발표에 대해 "한빛1호기는 제어봉 인출이 계속되었더라도 원자로출력 25%에서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더 이상의 출력증가는 일어나지 않는다. 원자로 운전은 원자로조종감독자면허 또는 원자로조종사면허를 받은 사람이 해야 하지만, 원자로조종감독자 면허 소지자가 지시 및 감독하는 경우는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도 할 수 있다. 다만 정비원이 원자로조종감독자인 발전팀장의 지시 감독하에 제어봉을 인출했는지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빛1호기는 10일 오전 1030분 제어봉 인출을 시작해 원자로 출력이 18%까지 상승했지만 발전팀이 이를 감지하고 1032분에 제어봉을 삽입해 출력은 1033분부터 1% 이하로 감소했고, 112분부터 계속 0%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한수원의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제한치 초과시 즉시 원자로를 정지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12시간을 계속 가동시켰다는 점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지 기준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정말 잘못한 것이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체르노빌과 한빛1호기는 원자로 구조부터 다르지만 체르노빌은 출력이 무한정으로 계속됐기에 사고가 났고 한빛1호기는 출력이 25%가 넘어가면 자동으로 정지하게 되어 있다. 또 체르노빌은 안전설비를 다 꺼놓은 상태에서 테스트가 됐지만 우리는 안전설비를 켜고 테스트를 하고 있기에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은 지난 21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고는 핵 발전소 부실 운영과 위험성을 증명하는 사건이고 한국 핵 발전소의 현주소"라면서 "수명이 얼마 안 남은 한빛 1호기를 폐쇄해야하고 부실 시공이 명백한 한빛 3호기, 4호기도 조기 폐쇄해 진정한 탈핵의 출발점으로 삼아야한다"고 밝혔다.

 

또 녹색당은 22"체르노빌과 비교하는 이유는 운전 미숙과 잘못된 상황 판단 등 '인재'라는 양상의 유사성 때문"이라면서 한수원이 책임회피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한빛핵발전소의 폐쇄를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원전에서도 한 순간의 실수나 판단 잘못으로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구나라는 위험성을 보여줬고 이런 사고에도 즉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 본다.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 지 걱정이다. '사고가 안났으니 됐다'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원전이라는 곳은 정말 생각지 못한 사고들이 많이 난다. 항상 불안불안하다. 가동을 시작해도 얼마 안가 사고가 나고 대처를 못해 논란을 키운다면 어떻게 신뢰를 할 수 있겠는가.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광고하며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는 것도 문제고 한수원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로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지고 그 불안정함을 탈원전 탓으로 돌리는 구조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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