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체벌 금지' 검토, 모호한 기준이 가져온 혼란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24 [17:06] | 트위터 아이콘 446,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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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체벌 금지' 검토, 모호한 기준이 가져온 혼란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24 [17:06]

23일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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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정부가 아동 권리 강화를 위해 '아동 체벌 금지'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법으로 금하는 '체벌'의 기준을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3'아동이 행복한 나라-내일만큼 오늘이 빛나는 우리'라는 비전과 4대 전략(보호권, 인권 및 참여권, 건강권, 놀이권), 16대 과제(40개 소과제), 10대 핵심 추진과제가 담긴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10대 핵심 과제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확실히 책임지도록 시스템 혁신 아동학대 대응체계 전면 개편 보호종료 후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강화(이상 보호권) 누락 없는 출생등록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 노력 등 아동 권리 강화 아동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부(이상 인권 참여권) 아동발달 단계에 맞는 건강지원 강화 마음건강 돌봄 지원 강화 대책(이상 건강권) 아동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지역사회 놀이를 통해 잠재력을 키우는 학교(이상 놀이권).

 

이 중 아동 권리 강화를 위한 '체벌 금지 노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아동학대를 막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해줘야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부모가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하는 체벌까지도 법으로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우선 "아동 체벌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내에서 아동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정부-아동권리보장원-아동인권단체'가 함께 하는 홍보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육아종합지원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등을 통한 부모교육을 강화하고 이혼소송 중인 부모를 가정법원이 전문교육에 참여시킬 수 있도록 가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법상 규정된 친권자의 '징계권'의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등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은 1960년 제정민법 이후 거의 60년간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11UN 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에게 가정, 학교 및 모든 여타 기관에서 체벌을 명백히 금지하도록 관련 법률과 규정을 개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 현재 스웨덴 등 전세계 54개국이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처럼 친부모가 자녀를 징계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일본도 지난 3월 친권자의 자녀 체벌금지를 명기한 아동학대방지법과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추후 징계권 개정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체벌 금지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진 반면 체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사진 / 보건복지부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체벌을 교육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해야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보면 '체벌이 필요하다'는 답이 76.8%로 체벌이 교육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번 체벌 금지 노력에 대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회초리만 들어도 처벌받는 것이냐?” “부모의 자녀 교육까지 국가가 간섭하는 것이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훈육'을 이유로 친부모의 자녀 폭행이 정당화되고 결국 아동 학대를 막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체벌'이라는 말이 법률 용어가 아니고 각 사람마다 생각하는 '체벌의 정의'가 다 다르기에 혼란이 있는 것 같다. 아이에게 물리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모두 체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회적인 통념을 넘지 않는 신체적 고통 행위가 필요하다면 위법성이 덜어진다. 민법의 '징계권'을 보고 부모에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민법에는 '체벌권'이라는 것이 없다. 사회적 통념상 위법성이 없기에 그 동안 처벌을 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미 아동복지법에서는 UN이 촉구한 것을 받아들여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것을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체벌을 해야한다, 하면 안 된다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념에 맞는 합리적인 대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말씀을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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