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까지 나온 청와대 청원, 계속되는 '우문'들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27 [17:15] | 트위터 아이콘 44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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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까지 나온 청와대 청원, 계속되는 '우문'들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27 [17:15]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청원하는 글이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 캡처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논쟁의 도구'로 변해가고 있다. 상반된 청원이 각각 청와대가 답변을 줘야하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특정 인사의 처벌, 심지어 대통령의 탄핵까지도 청와대가 답을 줘야하는 입장이 됐다. 청와대가 확답을 줄 수 있는 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자신을 "예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집회에 나가서 촛불을 들고 개혁을 외쳤던 세력"이라고 소개하면서 국회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내놓을 것을 요청했다.
 
청원인은 "문 대통령은 우리 국군 최고 통수권자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개발을 방치하고 묵인해 우리 국민들을 잠재적 핵인질로 만들었고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군 대비태세를 해이하게 하는 등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칭 인권변호사라고 하지만 정작 북한 독재 정권 치하에서 발생하는 초헌법적 처형, 구금, 강제 노동, 고문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있으며 전 세계가 대북제재 강화를 외치며 석탄, 석유 해상 불법 환적을 면밀히 감사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산 석탄을 몰래 들여와 우리나라 석탄발전소를 가동시켜놓고, 개인의 일탈일 뿐 국가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또 "문 대통령은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불법 여론조작을 묵인했고 각종 여초 카페에서 여론 조작을 위한 활동을 충분히 목격할 수 있음에도 묵인하고 있다. 또 국정원의 국내 파트를 없애 국내 정보 수집력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고 간첩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벌어졌지만 단 한 건도 대공용의점을 찾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청원인이 '간첩 소행'으로 의심한 사건은 KT아현지사 화재, 백석동 온수관 파열, KTX 강릉선 탈선사고 등이다. 청원인은 "드루킹의 여론조작 공세로 반기문이라는 유능한 인재를 잃었다", "국내에서 간첩들이 활개치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버렸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4월 30일에 시작된 이 청원은 27일 오후 3시까지 21만명이 넘는 동의를 기록했으며 오는 30일에 마감될 예정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여야의 대치가 극명해진 시기에 맞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등장한 여러 청원들이 20만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역대 최다인 183만여명의 동의를 얻은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이었다.
 
지난달 22일 시작해 지난 22일 마감된 이 청원을 낸 청원인은 "걸핏하면 장외투쟁과 정부의 입법을 발목잡기하고 소방 예산을 삭감해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하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 의원들의 국민을 향한 막말도 도를 넘치고 있고 대한민국 의원인지 일본 의원인지 모를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청원의 동의자가 20만을 돌파할 무렵인 지난달 29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당해산을 청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민주당은 제1야당을 제쳐두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함께 지정해 국회에 물리적 충돌을 가져왔고 야당을 겁박해 이익을 도모하려하고 국가보안법 개정 운운하며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야당이 하는 일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 장기집권 운운하며 제1야당을 제쳐두고 선거법을 무리하게 처리한 이해찬 대표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청원글을 보면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글의 내용을 민주당 해산 청원글로 바꿔 마치 패러디를 하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청원은 오는 29일 마감되며 27일 현재 33만여명이 동의해 현재 진행 중인 청원 중 가장 많은 동의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와대를 폭파시키자"고 발언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달라는 청원(약 22만명 동의)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하고 있으며 또 한편에서는 또다른 '더불어민주당 해산 촉구' 청원들과 함께 '이해찬 대표 탄핵', '자유한국당 의원 처벌 반대' 등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자칫 또 하나의 '정쟁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답을 들으려는 본래의 취지보다는 '집단주의'식 동의로 '세몰이'를 하려는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이로 인해 게시판이 정쟁의 글들로 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논리적이고 무분별한 근거를 제시한 글, 같은 내용의 청원을 반복해서 내세우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또 한 편에서는 이를 '민주주의의 한 과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청원게시판 폐지론이 불거지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현 청와대 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놀이터를 얼마나 건전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지 없애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와의 직접 소통을 앞세운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철학이다. 그러나 그 물음이 점점 '우문'으로 빠지면 '현답'을 내리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공당의 유지 여부, 대통령 탄핵까지 답을 해야하는 청와대가 어떤 답으로 국민에게 다가올 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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