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 사각지대' 저평가받는 가사노동자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31 [17:29] | 트위터 아이콘 446,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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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권 사각지대' 저평가받는 가사노동자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31 [17:29]

가사노동자를 직업으로 인정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가사노동자는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진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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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4월 27~28일 태국 방콕. 이 곳에서 전 세계 가사노동자들의 조직인 국제가사노동자연맹(IDWF)의 아시아지역 회의가 열렸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가사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젠더기반폭력' 상황에 대응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하는 요구안을 채택했다.
 
'가사노동자'는 가사도우미, 가정관리사, 요양보호사, 산후도우미, 육아도우미, 간병인 등 가정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11년 6월 가사노동자권리협약을 채택하면서 가사노동자를 직업으로 인정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이 협약에 비준을 하지 않았으며 가사노동자를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 다만,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과 가사(家事) 사용인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 제11조 1항의 내용이자 가사노동자가 우리나라에서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고용보험법 시행령 등도 가사를 '가구 내 고용활동'으로 인식해 적용에서 제외시켰다.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는 "70% 이상의 가사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비영리 또는 영리의 직업알선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점에서 가사노동자가 공식적인 노동시장 안에서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을 비롯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 등 사회보장법의 주요 법률에서 적용 제외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어 최소한의 근로조건 및 사회보장 측면에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서비스 이용계약과 관련해 업무의 시작과 끝나는 시간 외에 이용자와 사전 협의하는 경우가 매우 낮았으며, 특히 휴식시간 및 부상시 치료비 문제에 대해 사전 합의하는 비율이 낮았다. 사회보험 가입률이 한자릿 수에 불과하고 산재보험 미적용으로 민간손해보험에 가입하는 이들도 많다. 인격적 모독과 무시, CCTV 등 감시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도 상당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가사노동자연맹은 가사노동자에 대한 성폭행 및 성희롱, 괴롭힘은 물론 저임금, 과도한 수수료 등을 포함한 '재정적, 경제적 학대'도 '젠더기반폭력'으로 규정했다.  연맹은 '가사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젠데기반폭력은 경제 및 사회 재생산에 막대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고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권으로부터 제외되어 있다"고 밝혔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31일 국제가사노동자연맹의 요구안을 공개하면서 정부가 오는 6월 ILO 총회에서 추가 권고사항이 담긴 ILO 국제협약 '일 세계에서의 폭력과 괴롭힘 근절'을 지지할 것을 요구했고 모든 법과 정책에서 가사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ILO 189 협약 비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이번 ILO 총회에서 지지 의사를 밝히면 당장 가사노동자가 직업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당했을 때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사노동자가 직업으로 인정되지 않다보니 기본적인 법적 조치도 없기에 보호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2008년부터 계속 국회를 방문해 개정을 촉구했고 2017, 2018년에 국회 발의가 됐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제대로 공론화되지도 않고 있다.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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