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BI저축은행, 재무제표 조작 “별 일 아냐”…최소 2년 고의 조작

2017년 매각 대출채권 2018년 매각한 것처럼 허위 기재…“내부 회계 이슈 때문” 뻔뻔한 변명

조규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6/26 [14:28] | 트위터 아이콘 44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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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BI저축은행, 재무제표 조작 “별 일 아냐”…최소 2년 고의 조작

2017년 매각 대출채권 2018년 매각한 것처럼 허위 기재…“내부 회계 이슈 때문” 뻔뻔한 변명

조규희 기자 | 입력 : 2019/06/26 [14:28]

SBI저축은행은 '2018년 감사보고서'에 A사에 2018년 6월 대출채권을 매각한 것으로 기재했으나 실제 거래는 2017년 12월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SBI저축은행 감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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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조규희 기자] SBI(에스비아이)저축은행(대표 정진문·임진구)이 의도적으로 재무제표를 조작하고 허위공시를 했음에도 “금감원에서 업무 상 하자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2018년 6월 A사에 매각했다고 기재한 대출채권의 실제 매각 시점은 2017년 12월이다.” SBI저축은행 홍보 책임자는 미인가 업체에 대출채권을 매각했다는 본지 의혹에 반박하며 이같이 밝혔다.

 

본지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이유는 SBI저축은행이 공시한 2018년 감사보고서에 근거했다. 감사보고서엔 다수 대출채권 매각 내용이 기재돼 있고, 그 중 2018년 6월 A사에 28억원에 대출채권을 매각한 내용이 기재돼 있다.

 

금감원 대부업총괄팀에 확인한 결과 A사는 2017년 11월 대부업체 등록을 한 뒤, 2018년 4월 폐업했다. 즉, 감사보고서에 작성된 6월 기준으론 A사는 폐업 상태였다. 이를 근거로 지난 24일 본지는 ‘[단독] SBI저축은행, 무자격 대부업체에 대출채권 매각’ 제하의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2017년 12월 29일 해당 채권에 대한 등기 이전이 완료됐고, 매입자인 A사는 2017년 당시 SBI저축은행에 대금을 완납한 사실이 확인됐다. SBI저축은행이 2018년 6월 매각한 것처럼 재무제표를 조작해 A사는 ‘부적격 대부업체’라는 오명을 썼고, 본지는 사실과 다른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대해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채권 거래는 2017년 12월 이뤄졌으나 내부 회계적 이슈가 있어 재무제표 상 2018년 6월 매각한 것으로 작성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재무제표 조작과 허위 공시가 있었음을 직접 시인한 셈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회계 이슈로 재무제표를 조작했는지 묻는 질문엔 “구체적인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함구했다.

 

대출채권 매각 시점을 의도적으로 조작해 허위 재무 상태를 공시했음에도 별 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채권 매각을 비롯해 재무제표를 실제와 다르게 작성한 부분에 대한 검토를 받았는데, 업무 전반에 문제가 없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SBI저축은행은 금감원의 판단을 ‘면죄부’로 활용하면서도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검토 자료를 확인할 수 있냐”는 질문엔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본지가 금감원의 피드백을 확인하고자 한 이유는 SBI저축은행 관계자의 답변이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의 답변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기 때문.

 

금감원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의 해당 대출채권 매각 시점이 2017년 12월인 것으로 확인돼 적격 업체에 매각한 것은 사실”이라며 무자격 대부업체에 대출채권을 매각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반면, “재무제표 조작과 허위 공시와 관련된 부분은 저축은행검사국에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출채권 매각 건과 별건인 재무제표 조작에 대한 평가는 보류한 것. 그럼에도 SBI저축은행은 금감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 매각 시점 조작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미 대출채권이 판매됐음에도 자산에 잡혀 있어 실제 자산 평가가 왜곡될 수 있으며 ▲‘대출채권 평가 및 처분이익’이 실제와 다르게 계산돼 당기순이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 2017년과 2018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 대한 의도적 조작이 확인되면 업체에 대한 시장의 신뢰성은 급락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쓰고 매각 시점을 조작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SBI저축은행은 “밝힐 수 없는 회계 상 이슈”때문이라고 답했는데, 법인세를 줄이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을까 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SBI저축은행은 2017년 930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기록하고 4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으며 2018년엔 1426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116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바 있다.

순이익 대비 법인세율은 2017년 4.3%, 2018년엔 8.1%로 큰 차이를 보였다. 대출채권 처분이익을 조작해 법인세를 줄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 재무제표 작성 책임자는 정진문‧임진구 대표

 

의도적으로 재무제표를 조작해 허위 공시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제6조(재무제표의 작성 책임 및 제출) ①항에는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⑥항엔 “공인회계사는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 대신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런 행위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쓰여 있다.

 

▲ 감사보고서에 첨부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 보고'에는 회계 책임자인 임진구 대표와 타니구치 카즈스구(Taniguchi Kazutsugu)가 직접 서명했다. 사진 / SBI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즉, SBI저축은행이 외감법을 준수했다는 가정 하에 본 재무제표는 SBI저축은행에서 작성됐다고 볼 수 있고, 그 책임은 회사 대표인 정진문‧임진구 대표와 내부회계 관리자인 타니구치 카즈스구(Taniguchi Kazutsugu)가 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사실은 외부감사인인 이현회계법인이 작성한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본 보고서 중 ‘재무제표에 대한 경영진과 지배기구의 책임’에는 경영진은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정하게 표시할 책임 ▲부정이나 오류로 중요한 왜곡표시가 없는 재무제표를 작성하는데 필요하다고 결정한 내부통제 책임을 진다고 작성돼 있다.

 

◇ 회계정보 조작이 사회적 정의?…SBI저축은행 윤리적 가치관은 없었다

 

재무제표 작성에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은 ‘기초가 되는 거래와 사건을 공정한 방식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조작하는 행위가 과연 공정한 방식일까?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SBI저축은행의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BI저축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는 근거로 재무제표 작성 기본인 ‘공정한 방식’을 무시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이 안타까운 이유는 SBI저축은행이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가’ ‘이익이 되는가’가 아닌 SBI저축은행의 행동과 결정이 사회적 정의에 부합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올바른 윤리적 가치관으로 행동한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를 조작하고도 금감원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기에 문제없다는 식의 대응은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금융회사, 국내 금융정책에 발맞춰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 편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금융회사로 성장하겠다”던 임진구, 정진문 두 대표이사의 다짐을 ‘공염불’로 만들었다. SW

 

ck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조규희 탐사보도팀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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