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본 불매운동', '한때의 바람'으로 지나치면 안 되는 이유

황채원 기자 | 기사입력 2019/07/06 [12:41] | 트위터 아이콘 44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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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본 불매운동', '한때의 바람'으로 지나치면 안 되는 이유

황채원 기자 | 입력 : 2019/07/06 [12:41]

'일본 불매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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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일본 불매운동'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강행했고 아베 일본 총리가 규제 이유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및 위안부 합의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스스로 밝히면서 일본 제품을 사지 않고 팔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고 소비자들은 일본 기업들 및 일본 자본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을 거론하며 제품의 불매를 촉구하고 있다.
 
'아성 다이소', 코카콜라가 판매 중인 '조지아', '토레타' 등이 일본산 제품 및 기업으로 알려지자 해당 기업은 일본과 관련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고 일본 여행을 가거나 일본 여행을 종용하는 이들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유니클로 등의 제품은 이미 매출이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며 일본 팬시 상품 판매 저조로 모나미 등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물론 엉뚱하게 튄 불똥도 있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인 사나를 향한 퇴출 요구다. 이에 대해서는 누리꾼들도 '정도가 심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잘못을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멤버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입장이다. 심지어는 '인터넷에서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연예부 기자들이 멋대로 쓴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이번에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일본과의 갈등이 표면화됐을 때는 물론이고 삼일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일본 제품을 쓰지 말자'는 말이 나오곤 했다.  그런데 이번 불매운동은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이 되는 느낌이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를 직접 거론했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비하하며 참의원 선거 승리를 위해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야말로 일본 제품을 강하게 거부해야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이제 일본이 자신들의 역사까지 거부하며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려했다는 것이다.
 
불매운동이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결과를 보면 불매운동이 기업에 끼친 영향은 분명히 존재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대리점 갑질'로 물의를 빚었던 남양유업이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의 매출은 급감했고 여기에 출산 여직원 퇴사 종용, 황하나씨 마약 투약 등 사건에 연달아 말려들면서 유제품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지금도 남양유업은 이전의 호감도를 끝내 못찾고 있다.
 
대상이 된 일본 기업들은 '그러다 말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우 이시언이 공교롭게도 최근 일본 여행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맹비난을 받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이전 같으면 '잘 다녀왔구나'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은 바로 지금 일본으로 인해 우리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을 홍보하는 사진, 일본을 다녀온 것을 자랑하는 사진은 '자존심 없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이시언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지금의 국민 감정을 생각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외교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만약 국민들의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될 경우 일본으로서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당장 지금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우리 기업보다는 오히려 일본 기업에 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내 일본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는다면 일본으로서도 전략 변화를 생각해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의 '일본 불매운동'은 힘이 커졌다. 국민이 또 다시 무엇인가를 바꾸려하고 있다. 이 힘을 무시하면 안된다. SW
 
hcw@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황채원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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