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주민 가정폭력 문제, 과연 나아지고 있나

두 살배기 앞에서 베트남 이주여성 무차별 욕설·폭행...일파만파 커지는 결혼이주여성 가정폭력 문제

황채원 기자 | 기사입력 2019/07/07 [17:41] | 트위터 아이콘 44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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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주민 가정폭력 문제, 과연 나아지고 있나

두 살배기 앞에서 베트남 이주여성 무차별 욕설·폭행...일파만파 커지는 결혼이주여성 가정폭력 문제

황채원 기자 | 입력 : 2019/07/07 [17:41]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8시 8분께 전남 영암군 다세대 주택에서 베트남 이주여성 A씨(30)가 남편 B씨(36)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아들 C군(2)이 보는 앞에서 욕설과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일파만파 퍼지자 한국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의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성토가 거듭 커지고 있다. 사진 / YTN 캡처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한 결혼이주여성의 가정폭행 동영상이 이달 첫 주 대한민국의 가정을 뒤흔들었다. 각자 개인의 경험 속에만 있던 가정폭력의 민낯이 온라인에 날 것 그대로 드러나 충격을 준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한국사회 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의 개선에 과연 진전이 있느냐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전 9시께 SNS 페이스북에는 한 폭행 영상이 게재됐다. 어딘가의 가정집에서 한 베트남 이주여성은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고국의 음식을 요리했다’는 이유로 욕설과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것이다. 폭행 당하는 여성의 바로 곁에는 두 살배기 아들이 이를 목격하며 울고 있었다. 페이스북에서는 수천회 이상 해당 영상이 공유되고, 곧이어 유투브에도 영상으로 게재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공유됐다.

  

여과 없는 폭행 영상이 퍼지자 경찰은 지난 5일 오전 8시 8분께 전남 영암군 다세대 주택에서 베트남 이주여성 A씨(30)가 남편 B씨(36)로부터 폭행당한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과 함께 이주여성쉼터로 후송된 A씨는 상습폭행을 당하고 소주병 등 흉기에 의한 폭행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아들 C군(2)도 폭행했다고 전해져 경찰은 특수상해, 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일파만파 퍼진 베트남 이주여성 가정폭행 사건에 대중은 경악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 이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네티즌은 각자 가진 가정폭력의 기억을 뱉어내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고 이주민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의 민낯을 잊지 않고자 일각에서는 영상을 이미지화 해 재배포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영상은 대한민국 가정폭력의 현 상태를 보여줬다. 지난 십여 년간 역대 정부는 가정폭력 실태에 주목하고 개선을 약속하겠다고 했으나 가정폭력의 양상은 증가세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 긴급전화(1366) 상담 부문 가운데 가정폭력은 2005년 4만7266건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18년 18만9057건을 기록했다. 구성비도 2005년 31.0%이던 것은 2017년 62.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정착한 결혼이주여성은 지난해 12월 기준 약 11만5000명이다. 반면 국가인권위가 2017년 7월 한 달간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가정폭력경험 비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42.1%(387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가정폭력 문제 발생에도 언어 등 문제로 내국인보다 도움을 요청하기 힘든 이주민 여성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신고하지 못하고 숨겨진 가정폭력의 문제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이주민 여성에 대한 끔찍한 강력범죄는 지난해 양산 필리핀 이주여성 살해사건, 보험금을 노렸다는 캄보디아 임신부 살인사건 등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 과연 한국의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은 과거와 달라졌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결혼이주여성에게는 F-6-2(자녀양육), F-6-3(혼인단절) 비자 체류자격이 각각 있어 사별, 실종, 가정폭력 등 본인의 귀책이 아닌 사유로 혼인관계가 해소될 시 해당 자격으로 거주와 영주권, 국적 취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 최소한의 거주권에 대한 보장만큼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근본적인 가정폭력 방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황채원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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