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 도 넘은 상표권 집착…법인 자산 사유화 논란

30억원에 상표권 매각하기도…“수백억원대 회사 자산 사유화는 위법”

조규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7/08 [15:08] | 트위터 아이콘 44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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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 도 넘은 상표권 집착…법인 자산 사유화 논란

30억원에 상표권 매각하기도…“수백억원대 회사 자산 사유화는 위법”

조규희 기자 | 입력 : 2019/07/08 [15:08]

패션그룹형지의 다수 브랜드 상표권자는 법인이 아니라 최병오 회장 개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김도훈 기자


[
시사주간=조규희 기자]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각별한 ‘상표권 사랑(?)’이 횡령과 업무상 배임 등 위법 행위에 해당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패션그룹형지는 최 회장이 87.95% 지분을 가졌으며, 딸과 아들이 각각 7.32%와 4.73%를 소유한 실질적인 1인 지배 기업이다.

 

최 회장은 ‘패션그룹형지’를 비롯해 자사 브랜드인 ▲올리비아 하슬러 ▲샤트렌 ▲라젤로 ▲형지 ▲해피 플라워 ▲Y ▲The 49% Shop ▲RELUXE ▲해피 플라자 ▲아트몰링 ▲PBSN 등 다수 브랜드(중복‧소멸 포함 180여 개)의 상표권자다. 

 

감사보고서에는 “회사(패션그룹형지)는 CROCODILE INTERNATIONAL PTE LTD. 및 최병오 등과 Trade Marks 사용 등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명시해 놨음에도 형지에서 최 회장에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하는 비용은 없다는 게 형지 측 주장이다. 형지 관계자는 “최 회장에게 지불한 상표권 사용료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다수 브랜드의 실소유주라는 사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지만, 형지가 무상으로 최 회장 권리의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무형자산인 상표권을 회장 개인이 보유한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상표권을 취득했는데, 명의를 변경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전했다. 상표권 명의를 양도하는 절차가 의외로 간단하며, 형지와 최 회장은 타 법인 혹은 개인과 수차례 상표권 명의 양도를 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해가 안 가는 답변이다.

2018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형지는 11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지출했다. 관계자는 “이는 모두 ‘크로코다일 인터네셔널’에 지불한 사용료”라고 밝혔다.

 

대외비인 점을 들어 크로코다일과 맺은 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 브랜드 사용료로 연간 10억원 이상 지불했다는 사실로 미뤄 최 회장이 소유한 상표권의 가치는 무척 클 것으로 보인다.

 

◇30억에 상표권 매각 “개인 거래 상표권 양도한 것 뿐”…동일 대리인이 등록, 우연일까?

 

지난 2011년 10월 최 회장이 당시 형지의 자회사였던 ㈜샤트렌에 매각한 상표권을 통해 최 회장 소유의 상표권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최 회장은 30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고 ㈜샤트렌에 ‘샤트렌’ 상표에 대한 권리를 모두 양도했다. 

 

패션 브랜드 한 건의 상표 가치가 ‘30억원’이었던 셈이다. 이를 근거로 ▲‘패션그룹형지’를 비롯해 ▲유통 브랜드인 ‘해피 플라워’ ‘아트몰링’ ▲패션브랜드인 ‘라젤로’ ‘PBSN’ 등의 가치를 모두 합친 상표권은 최소 수백억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할 수 있다.

최병오 회장. 사진 / 패션그룹형지

최 회장으로부터 상표권을 인수한 샤트렌이 16년 5월 패션그룹형지에 합병되면서 상표 권리는 ‘패션그룹형지’에 귀속됐다. 형지 관계자는 “2005년 2월, 최 회장 개인 명의로 과거 논노에서 브랜드사업을 종료했던 유명 브랜드인 샤트렌 상표권을 개인으로부터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형지의 설명대로 샤트렌의 상표권은 논노를 시작으로 다양한 법인과 개인을 거쳐 형지에 귀속됐다. 주식회사논노가 출원했던 샤트렌 상표권은 ▲98년 10월 조 모씨에 양도됐다가 ▲99년 3월 A사에 ▲01년 4월 이 모씨에 ▲ 04년 9월 김 모씨를 거쳐 ▲05년 1월 최병오 회장에게 권리의 전부가 이전됐다. 

 

이후 11년 10월 ‘주식회사 샤트렌’에 양도된 뒤 16년 5월 패션그룹형지와 합병하면서 형지가 권리자가 됐다.

 

형지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개인에게 인수한 상표권을 적절한 가치에 계열사에 매각한 것뿐”이라며 “매각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정황이 보인다.

 

04년 9월 인수한 상표권을 3개월 만에 인수했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거래 당사자인 ‘김 모’씨와 ‘최병오 회장’의 대리인이 동일인이라는 점 역시 우연이라고 보기엔 다소 이례적이다. 해당 특허법인 소속 변리사가 8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지의 주장처럼 최 회장의 상표권 취득을 전혀 무관한 개인 간 거래로 보기엔 다소 의문이 남는다.

 

거래 당사자인 ‘김 모’씨와 ‘최병오 회장’은 동일 대리인에게 출원을 맡겼다. 사진 / 특허청

 

◇ 횡령‧배임 소지 있어

   

형지의 설명과 달리 최 회장의 매입액이 30억원에 비해 현저히 낮으면 횡령과 배임의 소지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의도적 조작도 의심된다. 그러나 무형자산 취득 시 횡령과 배임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한 것이 현실이다.

 

유형자산의 경우 ‘소액’이라하더라도 이를 부당하게 사용할 경우 쉽게 횡령과 배임으로 판단하는 반면 무형자산은 판단기준 조차 명확치 않다. 최근 과도한 수수료 취득에 대해 엄격한 판결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특수관계자의 자산 취득에 대해선 적극적 판단을 자제하고 있다.

 

그렇다고 부당한 무형자산 착복이 횡령과 배임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특허권, 상표권 등 무형자산을 법인이 아닌 오너가 취득하면 회사의 자산가치가 개인에 넘어가는 셈”이라며 “즉, 회사가 가져야 할 무형자산이 특수관계인에 넘어가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초래한다면 광의적 판단에서 자산횡령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는 “횡령은 회사의 공적자금을 비롯한 기타자산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개인이 착복하거나 유용하는 행위”라고 정의하며 “본 사안 역시 회사의 자산을 개인이 착복했다는 면에서 횡령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자에 의한 횡령은 업무수행과정에서 쉽게 외부에 드러나지 않으며, 은폐가 쉬운 지능적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형지가 보유하고 있는 상표권은 최 회장의 보유분의 몇 배에 달한다. 그러나 형지 소유 대부분의 상표권은 소위 ‘깡통 상표권’이다. 실제 활용을 위해 ‘업무 상 활용되는 범위에 등록했다’라기 보다는 타 업체의 도용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상표권이 대다수다.

 

예를 들어 형지의 복합 멀티쇼핑몰인 ‘아트몰링’의 경우 ▲35류 중 의류도매업, 가방 등의 범위는 최병오 회장 명의이며 ▲35류(대형할인마트업, 백화점업 등) 45류(쇼핑대행업, 의복대여업) 39류(운송업, 상품의 포장 및 보관업, 여행알선업) 42류(교육업, 훈련제공업, 연예오락업) 등은 형지 명의로 등록돼 있다.

 

형지 관계자는 “2016년 2월4일 패션그룹형지 명의로 복합쇼핑몰인 ‘형지아트몰링’ 35류 상표출원했으나 선등록 상표인 ‘형지’에 대한 상표권이 최병오 회장에 있어 거절 통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35류 가운데 일부 지정상품류를 분할 출원해 복합쇼핑몰에 꼭 필요한 대형할인마트업 등은 패션그룹형지 명의로 등록받았고, 선등록상표권자인 최병오 개인명의로 복합쇼핑몰 이외의 지정상품류를 등록했다”고 이 같이 등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최병오 회장 개인 역시 형지아트몰 상표 등록 당시 대형할인마트업으로 등록하려다가 거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은 최 회장의 등록에 “‘백화점업, 대형할인마트업’은 대규모 자본 및 시설 등이 필요한 서비스업으로 이러한 서비스업은 일반적으로 개인이 운영하기 어려운 서비스업으로 상표법 제3조에서 규정한 상표등록요건인 ‘국내에서 상표를 사용하는 자’ 또는 ‘사용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등록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형지의 해명과 달리 최병오 회장 개인으로 등록이 불가해지자 법인 명의로 등록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드는 이유다.

 

한편,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개인과 법인 중 누가 상표권을 갖는 게 정당한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는 “대주주가 상표권을 소유하는 자체가 부당한 사익추구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SW

 

ck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조규희 탐사보도팀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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