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용'하기엔 유승준은 너무 큰 죄를 지었다

황영화 기자 | 기사입력 2019/07/11 [14:29] | 트위터 아이콘 44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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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용'하기엔 유승준은 너무 큰 죄를 지었다

황영화 기자 | 입력 : 2019/07/11 [14:29]

리얼미터가 가수 유승준씨의 입국 허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국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입국을 허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3%였고, '모름·무응답'은 7.9%로 조사됐다. 자료 / 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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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영화 기자] '위법'. 병역 기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한 가수 유승준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재외동포법이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출입국과 체류에 개방적, 포용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춰, 기한 없는 입국금지 조치는 신중해야한다"면서 유승준의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유승준이 누구인가? 국적 변경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20년이 되어가도록 여전히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한동안 '반듯한 청년'의 이미지를 보여줬고 여러 차례 자진입대 의사를 밝혔던 그가 2002년 1월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고 했을 때 국민들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껴야했다.
 
국민들의 비난은 당연한 것이었고 병무청은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으며 법무부는 입국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유승준의 중국 활동 소식이 간간히 전해졌고 성룡과 함께 출연한 <대병소장>은 국내에 개봉되기도 했다. 국내 매체와의 만남에서도 유승준은 '한국 활동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밝힐 뿐이었다.
 
그러던 그가 2015년 LA 총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했다. 이는 곧 한국에서 활동을 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유승준이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에 국민들은 다시 분노했고 몇몇 이들은 언론에 대고 '유승준이라고 하지말고 스티븐 유라고 불러라. 그는 미국인이다'라고 비난했다.
 
유승준은 유튜브를 통해 한국 국민들에게 무릎을 꿇으며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해 드린 점 국민 여러분께 정말 사죄드린다. 어떤 방법으로라도 아이들과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 기회를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뒤늦은 사과', '속보이는 행동'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여기에 촬영 후 욕설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유승준은 일말의 동정까지도 잃고 말았다.
 
1심과 2심이 유승준의 패소를 판결한 것은 바로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 저하와 청소년들의 병역 기피 풍조 만연 우려' 때문이었다. 그리고 국민들은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국적을 함부로 바꿔도 되고 병역을 기피해도 된다는 선례를 절대 남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유승준도 '재외동포'인만큼 개방적,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라는 것이다. 과연 왜 국민들이 이처럼 유승준의 입국을 막으려하는 지를 대법원은 생각해봤는지 궁금하다.
 
병역 기피, 국적 변경 여기서 끝났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그는 더 나아가 거짓말을 했고 진심으로 이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아니,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요식행위에 머물렀다. 심지어 그것이 요식행위라는 것을 욕설을 통해 스스로 보여줬다.
 
그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택했고 이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는 나이가 되자 한국으로 가겠다고, 한국에서 돈을 벌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금 유승준은 '한국에서 돈 벌자' 이 생각밖에 없어보인다. 국가를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십여년간 보여준 그의 삐뚤어진 도덕성. 바로 이것이 유승준의 입국을 여전히 국민들이 불허하는 이유다.
 
다행히 유승준 사건이 부정적인 영향만 준 것은 아니었다. 이를 계기로 많은 남성 연예인들이 군대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병역비리, 병역기피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갖가지 수모를 당했고 지금도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외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제 남성 연예인들은 자연스럽게 군대를 선택하게 됐고 건강히 다녀오고 있다. 오히려 군대를 선택한 남성 연예인들이 더 인정받고 더 활발히 활동하는 게 지금이다. 군대가 '무덤'이 아닌 '인기 상승 요인'이 된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왜 유승준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가?', '어차피 한국에서 유승준은 끝났는데 온다고 해도 외면하면 되지 않는가?' 그러나 그 엄격한 잣대를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놓는다면 제2, 제3의 유승준이 분명 등장할 것이다. 그가 한 모든 행동이 죄가 되지 않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한다면 군대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지금의 연예인들의 생각이 다시 바뀔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국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내가 잘 살기 위해서라면 국적을 바꾸어도, 국민의 의무를 어겨도 된다는 생각이 분명 퍼질 것이다. 
 
유승준이란 시한폭탄을 '포용력'으로 끌어안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제 이 공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갔다. SW
 
hy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황영화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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