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지적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제의 기사들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7/18 [17:42] | 트위터 아이콘 444,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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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도 지적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제의 기사들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7/18 [17:42]

16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열린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 사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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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한국 기업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고 하는 이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들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할 것입니다".

 

17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직접 거론하며 한 말이다. 고 대변인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일본어판을 내면서 기사 제목을 한국과 한국 정부를 폄하하는 뉘앙스가 담긴 제목으로 바꿔 기사를 제공했고 많은 일본인들이 일본을 옹호하고 한국을 비판하는 이들의 보도를 통해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전날인 16,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선일보는 일본이 경제보복을 시작할 때부터 정부의 '외교 실패 프레임'으로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고 한일협정 청구권 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억지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으며 '이성적인' 일본을 이상향으로 상정한 반면, 우리 국민들에게는 '감정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계몽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황당한 것은 이같은 보도가 일본어판을 통해 일본에 소개되는 것은 물론,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일본 측을 두둔하는 댓글까지 일본어로 번역해 제공하면서 일본인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일본의 반한감정을 증폭시켜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이 조선일보에 있는 것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려는 마음에 일본의 폭거까지 감싸고 나섰다"며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이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한 기사들을 살펴보자. 고민정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소개된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가'(조선일보 57일자)는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를 표현하지 않은 달라이 라마의 예를 들며 "평소에 이웃과 화평을 유지하는 것도 생존에 이롭다"고 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였다면 "일본과의 갈등은 주로 과거사에 관한 것이고, 침략도 억압도 없는 지금, 함께 미래를 그려보는 것만큼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반문했을 것이라고 글쓴이는 밝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글의 제목이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가', 일본어판 제목은 '한국인은 얼마나 편협한가'.일본과의 화평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옹졸함', '편협함' 때문이라는 의미다.

 

이 기사와 함께 일본 인터넷에 게재됐다고 청와대가 밝힌 중앙일보의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중앙일보 510일자)은 영화 <안도 다다오>와 헤세의 <데미안>을 예로 들며 '서양의 일본사랑'을 이야기하다가 "한국이라는 프리즘만 거치면 일본은 전혀 다른 나라가 된다. 아무리 털기 어려운 구원(舊怨)이 있다지만 한국의 높은 문화적 수준을 저 발치 아래로도 따라올 수 없는 야만의 나라로 기어이 만들고야 만다. 일본을 비하하기 위해서라면 왜곡도 서슴지 않는다"면서 일본을 '서양이 숭상하는 나라'로 표현한 반면 한국을 '일본을 깎아내리려고만 하는 나라'로 표현했다.

 

이 글은 또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한 방송에서 일제의 석굴암 훼손을 비난한 것을 두고 "역사 왜곡으로 일본은 질투에 눈이 멀어 석굴암을 훼손한 야만국가로 한국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반일 선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고 방송이 그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닥치고 반일'은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좋을지는 몰라도 국민을 바보로 만들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다"면서 국민들의 일본 비판을 '정부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두 글은 모두 수출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5월달에 게재됐다.

 

언론 시민단체가 지적한 조선일보의 '한국이 북에 독가스 원료 넘겼다는 일본, 근거 대라'(조선일보 78일자)는 일본이 에칭 가스 수출규제를 한 것이 북한 때문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비판하다가 "한국이 빌미를 준 책임이 있다. 지난해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한국으로 불법 반입됐고 미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 해상 거래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의심 선박 리스트에 한국 배 한 척을 명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말이 맞다면 한국은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아야한다"면서 '석탄 반입'을 교묘하게 집어넣어 도리어 일본의 말이 맞고 한국 정부가 맞다는 뉘앙스의 글을 썼다.

 

'일 계산된 홀대 말려들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해야'(조선일보 713일자)"모든 일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본의 특성상 이번 홀대 행위도 의도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흥분하면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득이 되지 못한다"면서 최근 불기 시작한 '일본 불매운동'의 김을 빼는 발언과 함께 '일본=이성적, 한국=감정적'이라는 인식을 숨기지 않았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따지고 보면 일본이 한국 정부가 잘못한 것이라고 하게 된 빌미가 조선일보에서 나왔다.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북한으로 유출됐다'는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고 이를 일본 극우 언론이 증폭시키고 일본 정부가 문제 삼으면서 수출 규제를 했다. 극우 한일 동맹 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브리핑 후 중앙일보는 '언론이 정부 비판하면 매국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은 일본어 번역판 사이트에 올리지 말아야한다는 것인가.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국격을 떨어뜨리는 언론관을 드러내는 행위야말로 '해국(害國)' 행위다. 잘못된 정책으로 가는 정부를 보고도 언론이 입다물고 눈치만 보는 게 과연 국익을 위한 것인가. 그것은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조선일보는 고민정 대변인의 브리핑조차 보도하지 않았고 기사 비판에 대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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