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심성 추경 예산 삭감' 유감

황채원 기자 | 기사입력 2019/08/04 [12:06] | 트위터 아이콘 444,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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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심성 추경 예산 삭감' 유감

황채원 기자 | 입력 : 2019/08/04 [12:06]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추경 심의 의결 관련 국무회의.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추경이 99일만에 결국 의결됐다.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6조7000억원보다 줄어든 5조8300억원으로 확정됐고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을 위해 추가 편성한 2732억원과 강원도 산불, 포항지진 재난 예산, 노후상수도 교체 예산, 지하철 공기질 개선 분야 등은 5000억원 가량 추가 편성됐다.
 
여야의 대치와 추경을 볼모로 한 정쟁이 이어지며 '역대 최장 국회 표류' 는 물론 무산 가능성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기폭제가 되면서 결국 추경 예산안이 통과가 됐다.
 
마지막까지 여야의 논의는 계속됐고 이 중에 터진 김재원 예결위원장의 '음주 논란'은 국민들이 또다시 '국회의원은 국민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는 비난을 하도록 만들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가 다가오고 발표가 나온 그 순간까지도 본회의 연기가 계속됐고 역시 국민은 민심과 동떨어진 국회의 모습을 비난했다. 그 비난 속에 추경이 통과됐다.
 
추경안 통과는 일단 한숨을 돌릴 만한 일이다. 상당히 늦기는 했지만 재해재난 회복의 기틀을 만들고 일본 경제규제에 대한 대응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 지적해야할 사항이 있다. 일자리 관련 및 복지 예산의 대폭 삭감이다. 
 
이 예산들이 깎인 이유는 바로 '총선용 선심성' 예산이라는 것이다. 야당이 그동안 추경안의 발목을 잡았던 이유도 이것이었다. 국민안전, 노인 일자리 등의 예산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삭감 예산이 보건, 복지 분야라는 점은 결국 '나라가 잘 되려면 국민이 참고 희생하라'는 구시대적 사고를 다시 국민들에게 강요했다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이를 매체들은 '선심성 예산은 삭감됐다' 단 한 마디로만 표현하고 있다. 
 
일자리 관련 예산은 대부분 삭감됐다. 실업급여 지급을 위한 예산은 정부안보다 4500억원이 깎였고 희망근로 지원사업은 240억원 깎인 1011억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은 124억원 깎인 247억원, 지역공동체 일자리는 66억원 줄어든 265억원으로 확정됐다.
 
전직 실업자 등의 능력개발 지원 예산은 410억원 줄어든 1551억원, 고용창출장려금은 720억원 줄어든 2883억원으로 확정됐고 생계급여는 55억원 깎인 164억으로 나왔다, 
 
여기에 의료급여 경상보조는 763억원 줄어든 1221억원이 반영됐고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은 129억원 깎인 323억원,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지원은 19억원 깎인 31억원만 들어갔다.
 
추경 예산에는 엄연히 국민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이 '선심성'이라는 이름으로 휩쓸렸다. 미세먼지를 막아야하는 저소득층, 일자리를 구해야하는 청년들과 새로운 일을 찾아야하는 구직자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에서 혜택을 누려야할 아이들의 미래는 안중에 없다. 선거를 앞두면 '선심성'으로 외면받고 선거 때가 아니면 '표가 안나온다'고 생각하는지 또 외면받는다. 추경 통과 절충안을 내놓는다고 해놓고 나온 것은 결국 저소득층과 아이들, 청년의 고통을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다른 곳에 예산이 더 필요하기에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예산 편성은 이제 더 이상 나눠주기식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 며칠 '벼락치기'로 할 것이 아니라, 편성안을 짜 놓고 '무조건 이렇게 해달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예산을 어떻게 나누고 편성해야 효과가 나올지를 오랜 기간 고민하고 연구해야한다. 지금처럼 '여기에 얼마, 여기에 얼마 정도' 식의 주먹구구식 편성을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예산이 없다'로 면피하는 식으로는 이제 곤란하다.
 
또다시 힘없는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추경이 마무리됐다. 이 논의는 다시 진지하게 해야한다. 통과가 끝이 절대 아니다. SW
 
hcw@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황채원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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