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일 문화교류', 해법은 있을까?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8/07 [16:07] | 트위터 아이콘 444,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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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일 문화교류', 해법은 있을까?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8/07 [16:07]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됐다가 중단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사진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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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내려진 82, 인터넷 연예면에는 SM 소속 가수들이 'SM타운 라이브 2019 인 도쿄' 공연을 위해 일본 도쿄로 출국하는 공항 사진들이 올라왔다. 엑소,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동방신기, 보아, f(x), 그리고 이수만 회장까지 도쿄로 향하는 가수들의 모습이 포털 메인과 연예 매체들을 장식했다.

 

이 기사들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국가가 일본과 전쟁 중인데 일본인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돈벌이를 하겠다는 건 친일 행위'라는 의견과 '일본에서 외화를 벌어오는 것인데 문제될 것이 무엇인가? 우리에게 오히려 이득이 되는 것'이라는 의견이 그것이었다.

 

이 두 의견의 충돌은 곧 '한일 문화교류' 지속 여부에 대한 의견 충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이 4일 일본 아이치현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시키고 전시장을 폐쇄시킨 사건이 벌어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가 앞으로 험난한 길을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소녀상 전시 중단 및 폐쇄'를 전후해 문화계와 스포츠계에서 '일본 피하기'가 계속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일본 작가를 국내 작가나 다른 작가로 교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본 연주자들의 음악회의 경우 주최 측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일본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 음악회에서 일본의 탱고밴드가 연주를 하던 도중 한 관객이 '쪽바리!"라고 외친 뒤 사라진 사건이 벌어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8일 개막하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일본 영화가 7편이 상영된다는 이유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작품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결정되기 이전에 상영이 결정된 것이기에 변경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현 시점에서 일본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은 '넌센스'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일본 영화 상영 자체가 논란이 됐다. 방학을 맞아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감청의 권><극장판 엉덩이 탐정:화려한 사건 수첩>은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극장에서 사라졌고 <극장판 도라에몽:진구의 달 탐사기>는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스포츠계도 '일본 피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배구와 프로농구 팀들이 일본 전지훈련을 취소했고 프로야구단도 올 겨울 일본이 아닌 다른 전지훈련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일부터 18일까지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기로 한 한중일 여자컬링 친선대회는 일본 팀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됐으며 한국여자농구연맹은 2019 박신자컵 서머리그에 일본 팀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의 잇단 규제와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국민의 반일 감정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 피하기'는 일본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고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를 문화교류에 적용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은 문화 교류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가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문화교류가 계속 이어져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6일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문화와 체육 교류는 지속되어야한다고 본다. 체육계 전반에서 훈련 취소 등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화나 체육은 정치, 이념 문제를 떠나 정말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것이 좋다. , 평화의 소녀상 같은 경우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며 이런 불합리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정부도 엄정 대응해야한다"고 밝혔다.

 

문화연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수출 규제, 경제보복에 대한 항의와 규탄도 중요하다. 불매운동이 시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 타겟이 어디냐라는 거다. 일본 국민이나 민간단체, 예술계가 한국에 보복을 하는 것이 아닌데 '일본'이라고 무조건 배격하고 '일본인 출입금지' 등의 대응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은 워낙 큰 사건들이 많다보니 다소 과장된 반응도 나올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민들 스스로 자정을 찾아가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보고 있다. 정치권이나 언론이 부추기지만 않으면 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번 소녀상 전시 중단에 대해 "단순히 '일본'이 문제가 아니라 전시 중단을 압박하는 일본 우익 세력의 문제고 이로 인해 한국은 물론 참여한 일본 작가들이 피해를 입었고 작품을 보려는 일본 시민들에게도 피해가 갔다. 정치 세력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무너지고 검열이 자행되는 것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양심있는 작가들이 함께 연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교류의 가능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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