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의 핵심, 검경 수사권 조정②] “검찰 월권 제어” VS “부실수사 종결 위험”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8/16 [15:28] | 트위터 아이콘 444,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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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의 핵심, 검경 수사권 조정②] “검찰 월권 제어” VS “부실수사 종결 위험”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8/16 [15:28]

지난달 9일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심포지엄'.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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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검찰의 본질적인 기능은 소추(법원에 재판을 요구하거나 탄핵을 발의하는 등 공소를 제기하고 소송을 수행하는 것)라고 생각한다. 수사지휘는 결국 검찰과 경찰의 커뮤니케이션이고 '지휘'의 개념보다 '상호협력'의 문제다. 반부패 대응 역량이 강화된다면 꼭 검찰이 직접수사를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당장은 점차 줄여나가지만 장기적으로는 검찰의 직접수사는 안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달 8일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전임 문무일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항명'했던 것과는 달리 윤 총장 후보자는 찬성에 가까운 입장을 밝히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인 9일 서울 강남구 변협회관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에는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이 참석해 찬반 토론을 펼쳤다.

 

김웅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은 "현실적으로 검찰이 막강한 것이 맞고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고 있어 개혁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검찰만 강력하지 않다. 치안, 보안, 경비, 교통, 정보권을 독점하는 경찰은 전세계 유래가 없다. 이번 조정안으로 인해 국민들은 더 불편, 불안해지고 수사기관 총량은 늘어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찰 측은 '선거법 위반'을 예로 들었다. 선거법 위반의 공소시효는 6개월(180)인데 경찰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황에서 수사를 종결하면 재정신청이 불가능해지면서 그대로 공소시효가 끝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형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이 검사의 기소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는 검사의 기소, 불기소 판단이 판사의 재판권을 침해한다는 것과 같다. 다음 단계로 갈 필요가 없는 사안은 자체 종결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하면서 "하지만 경찰이 송치하지 않은 사건의 관계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의 통제를 받게 되어있다"면서 경찰에게 1차 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이 결코 경찰의 힘을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찬성하는 이들은 지난 1편에서 거론한 '기소독점'으로 검찰이 경찰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경찰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경찰 수사관은 "검경 관계는 현재로서는 갑을관계가 맞다. 불기소 송치 사건을 검찰에서 무조건 기소하라고 한 적이 있다. 물어보고 싶지만 다시 물어볼 수가 없었다"고 밝혔고 이찬희 변협 회장은 "(변호사 시절)불구속 피의자 수사일정을 조정해달라고 하니 '모가지 당장 끌고오라'고 한 검사가 있었다. 그 검사가 검사장 후보에 올라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경찰이 수사를 해도 검찰에서 기소를 하지 않으면 종결이 되지 않기에 수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검찰의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하기에 경찰이 결국 검찰의 밑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결국 검사들의 무소불위 '기소권'을 제어시키고 신속한 사건의 처리를 위해서 경찰에게 1차 종결권을 주는 것이 맞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반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이들은 경찰이 과연 '종결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기소 결정은 사법적인 결정인데 행정기관인 경찰이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전국 수사경찰이 다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다면 수많은 전관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정치적 편향성, 권력형 범죄 취약성 때문에 검찰 개혁이 있어야하는데 현 조정안대로라면 검찰 권한은 바뀌는 것이 없다. 현 수사지휘는 상하관계, 예속관계가 아니라 기소를 위해 내용을 보완하라는 것이다. 수사가 아닌 기소를 위한 활동"이라고 밝혔다.

 

사법정의국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중간에 견제하는 장치가 없이 일방적으로 수사권을 경찰에 준다면 오히려 경찰을 견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경찰이 만약 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기소를 한다면 이를 조정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시민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소소한 사건이라면 경찰에게 주도권을 줘도 되지만 정치적인 사건이나 큰 사건들은 한번의 거르는 장치가 필요하기에 검찰이 주도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검경조사권 조정은 찬성 여론이 다소 높지만 최근 '버닝썬 사건', '고유정 살인사건' 등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금의 경찰에게 1차 수사종결권 및 수사권을 쥐어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의 부실 수사는 결국 더 큰 피해를 불러일으키고 그렇기에 검찰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조금씩 설득력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편에 계속>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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