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절단사고에 회사는 ‘해고’...위협 받는 선원 안전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8/19 [17:01] | 트위터 아이콘 444,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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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절단사고에 회사는 ‘해고’...위협 받는 선원 안전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8/19 [17:01]

지난 3월 기관사로 근무하던 A씨는 호주 멜버른 부두에서 거중기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해 발가락 전부가 잘리는 큰 사고를 당했다. 그럼에도 선박관리회사는 근로자 귀책사유로 보고 보상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던 A씨를 해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픽사베이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한국인 선원이 근무 중 사고로 발가락을 모두 잘리고도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어 선원 산업재해 실태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8만 톤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에서 3등 기관사로 근무하던 한국인 선원 A씨는 호주 멜버른 컨테이너 부두에서 체인블록(거중기)을 이용해 엔진부품을 이동시키던 작업 도중 큰 사고를 당했다. 거중기 체인이 끊어지면서 매달려있던 6톤 무게의 엔진부품이 A씨의 발을 덮쳐 발가락 10개 모두가 절단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A씨는 호주 현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접합수술을 받지 못하고 10시간가량 방치된 상태로 응급실에서 홀로 모르핀을 맞았다. 사고 조치 과정에서 A씨는 작업 사전에 이뤄지는 안전점검 등이 없던 상태였음에도 기관장은 작업 지시를 했고, 사고 이후 안전교육을 했다고 A씨의 서명까지 조작하며 호주 항만청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발가락 전부를 잃는 하지절단 장애에 서류 조작까지 당한 A씨는 선박관리회사로부터 근로자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권고사직 조치를 당했다. 산업재해를 당하고도 선박회사는 사고 선박이 일본 선박이라는 이유로 보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자신의 이러한 사연을 전했다. 

 

A씨는 글을 통해 “해외취업선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대로 된 권리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는 사과 또한 제대로 없었고, 사고 다음날 바로 해고조치를 당했다. 다치자마자 회사로부터 버려졌다‘고 호소했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에서 조사한 ‘2019년 한국선원통계 사고·재해 보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직무상 선원사고 피해자는 총 2343명으로 전체의 74%(1734명) 가량이 부상·질병 등 상병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가 조사하는 선원선박통계 중 ‘2019년 한국선원통계 사고·재해 보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집계된 직무상 선원사고 피해자는 총 2343명으로 전체의 74%(1734명) 가량이 부상·질병 등 상병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통계를 설명하며 “공개된 통계는 국가통계로 관리하고 있으나, 선원사고 재해보상은 산재와 달리 하나의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자료들만 통계에 넣고 있어, 모든 사고를 100% 반영하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와의 접촉이 어려운 배라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통계 밖에 잡히지 않은 은폐된 산업재해들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 현행 선원법은 해당 법을 적용받는 선원을 대한민국 선박 근무자로 한정하고 있다. 해외취업선원 재해보상 규정 제5조가 피해 선원에게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보상 실시를 명시하고 있으나, 이마저 법 적용 문제로 선원법이 오히려 산재 신청을 막는 장애물로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사건을 파악 중이나, 사건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기에 개괄적인 내용이라도 현 시점에서 입장을 말하긴 곤란하다”며 “해당 회사가 1차적으로 사과문제에 대해 나서지 않았을 경우 조치 또는 후속 상황에 따라 관여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선원 처우는 정책적으로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현 시점에서 꼭 집어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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