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양당 압박에 개혁 법안만 표류 위기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8/23 [17:09] | 트위터 아이콘 44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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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는 양당 압박에 개혁 법안만 표류 위기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8/23 [17:09]

23일 국회 본청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외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8월 활동기한 마감을 앞두고 소위 구성과 소모적 논쟁으로 공전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동물국회’·‘식물국회’라는 우여곡절을 거친 두 개혁특별위원회가 소위 구성 무산과 대안 없는 소모적 논쟁으로 또다시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 개혁 법안만 표류 위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23일 국회 본청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연장된 활동기한을 이달 안으로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국회 마비 사태를 야기한 이유로 기한 연장 없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개혁 법안들의 처리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여야 합의 정신을 근거로 소위위원장 자리 요구 및 활동 기한 연장을 카드로 대응하고 있다.

 

두 특위가 공전만 거듭하자 민주당은 정개특위 표결 강행으로 수를 둘 것이라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특위 파행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특위 기한이 열흘도 안남은 상황에서 거대양당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치킨게임으로 가는 형국이다. 

 

특위 법안들이 표류할 위험에 가까워지자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소위원회 재구성을 요구하는 한국당에 대해 “검경소위 구성 합의가 돼 있음에도 한국당은 이 자체를 새롭게 논의하자한다. 이는 그간의 사개특위 논의를 무위로 돌리자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에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민주당은 여야 합의처리 정신을 무시하고, 정개특위 소위에서 표결처리를 강행하겠다고 시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당이 정개특위 표결 강행으로 합의정신을 무시하는 시도가 계속된다면 저희로서는 쉽게 합의해 가는 과정을 만들 수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정개특위 표결을 강행할 시, 사개특위 합의를 비토 하는 것으로 반격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에 대해 백 의원은 “정개특위와 별도로 사개특위가 활동해야한다. 또 다시 연장하는 것은 ‘연장을 위한 연장’일 뿐”이라 비판했다. 

 

소위구성에 대한 여야 갈등은 이날 사개특위를 십여 분만에 산회시키도록 만들었다. 간사 간 협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을 뒤로 둔 가운데, 정개특위는 전날에 이어 오후 2시께 제1소위원회를 다시금 열며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치열하게 논의했다. 

 

전날 정개특위 소위가 표결 강행과 ‘날치기’로 여야 대립이 끝난 반면, 이날 소위는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 자체에 대한 공세와 ‘대안 없는 논쟁’이라는 비판이 두 시간 가량 쉼 없이 이어졌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일당 독식문제 해결을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농복합제가 제안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지난해 이에 대한 논의 없이 해당 안을 잘랐다”며 “또 석패율제를 할 시 직능, 소수자에 대한 대표가 아닌 지역 명망가 위주의 비레대표가 구성될 것이다. 이는 비례대표의 본래 취지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 민주당’과 같은 위성정당을 만들 때 결과가 굉장히 왜곡될 수도 있다. 또 부산·울산·경남과 경기·인천을 묶는 등 6개 권역으로 나눈다는 기준 자체도 매우 불합리하다”면서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약화시키는 것이자, 임의적인 선긋기”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일리 있는 지적이나, 지난 1년간 전문가들과 논의해 만든 이번 안은 전체적으로 법안의 일관성을 볼 때 건설적 논의를 수용해 충분히 수정하는 방식으로 소화해야한다”면서 “한국당은 건전한 문제 제기를 해달라. 정개특위를 1년 해서 이제 8일 남았다. 문제점 지적은 필요하나, 지적과 함께 대안이 나와야할 시점”이라 촉구했다. 

 

하지만 김제원 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측 의원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판을 통해 비례대표제 자체를 없애는 대안 법안을 고수하는 입장이다. 이에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원론적 입장만 전제해놓고 훼방 놓을 생각밖에 없어 보인다”며 “밀실 당선이 아닌 중앙위 경선을 통해 당선되는 비례대표를 지역구보다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지역구는 금뱃지, 비례는 은뱃지’라는 이상한 관념을 고쳐야한다”고 날선 발언을 가했다. 

 

또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권역별 준연동형 비레대표제는 여야 4당 합의안의 큰 틀을 참고해 만든 것이다. 비례대표 선출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패스트트랙처리에 오히려 비례대표제를 없애는 것은 ‘목욕물 버리는 김에 애까지 버리자’는 이야기”라며 “전향적으로 대표성을 강화하는 안을 올리지 않는다면, 소위 논의는 더 이상 해야 하는가”라고 한국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심상정 법안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으나, 몇일 남지 않았기에 대안적 논의를 해야 한다. 여야4당의 합의 배경에는 현 제도의 폐해인 무한 정쟁, 의석 싹쓸이 현상을 해결하고자 한 취지가 있다”며 “개선이 아닌 시간만 끄는 비생산적인 토론은 오늘 논의를 더 진전시킬 수 없다”고 중재에 나섰다. 

 

23일 두 특위의 논의 또한 하루를 허비한 채로 산회했다. ‘문제점은 짚어야한다’는 한국당의 공세와 ‘대안 없는 논의는 표결 강행’이란 민주당간의 대립으로 특위는 오랜 공전 끝에 8월의 마지막 주를 코앞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에 따라 다음 주 특위는 어느 쪽으로든 파장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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