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데스노트 유보’ 정의당의 딜레마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8/27 [15:45] | 트위터 아이콘 444,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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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데스노트 유보’ 정의당의 딜레마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8/27 [15:45]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 '청문회 이후에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데스노트'에 조 후보자가 포함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이원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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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포함시키는 것을 일단 유보했다. 조 후보자 측의 소명을 받은 정의당은 26일 추가 소명과 함께 92~3일로 예정된 인사 청문회를 지켜본 후에 조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개각에서 정의당이 임명을 반대한 후보자는 모두 낙마했다. '혼인신고 의혹' 등으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서 밀려난 안경환 전 후보자를 비롯해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물의를 빚은 박성진 전 중소벤쳐기업부 장관 후보자, '음주운전 허위 해명' 논란을 빚은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은 모두 정의당이 임명 반대 입장을 밝힌 뒤 자진 사퇴 등으로 낙마했다.

 

반면 당시 야당이 모두 반대했지만 정의당만 찬성한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무부 장관 등은 모두 임명됐으며 '주식 의혹'으로 정의당의 반대를 받았던 이미선 당시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논란이 된 주식을 모두 매각한 뒤 정의당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헌법재판관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정의당의 찬반 여부가 공직자 임명의 가장 큰 변수가 되면서 사람들은 정의당의 결정을 '데스노트'라고 부르고 있다.

 

정의당은 조국 후보자의 임명에 찬성하는 분위기였으나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등재 의혹 등이 불거지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2일 조 후보자 측에 소명 요청서를 보내겠다고 하면서 "20, 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 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며 조 후보자를 비판하기도 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27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웅동학원 문제와 위장전입 문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소명이 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자녀 입시 문제와 사모펀드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로 자료를 요청했다. 입시자료 보존 여부에 따라 적격과 부적격을 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소명 결과를 밝혔다. 참고로 정의당은 인사청문회가 열려도 법사위 위원이 없어 인사청문회 준비단의 소명을 듣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정의당이 조국 후보자에 대해 유보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여러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다. 먼저 선거법 개정을 위해 민주당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조국 후보자를 섣불리 반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심상정 대표가 정개특위 위원장직을 물러나야하는 것을 두고 정의당 내에서 큰 반발이 일어난 적이 있지만 '정개특위는 민주당이 맡아야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큰 액션을 취하지 않았고 결국 민주당이 정개특위를 맡기로 하면서 정의당의 공격도 멈춘 바 있다.

 

또 하나는 정의당의 '애매한 위치'에 있다. 여야 대립이 첨예한 시점에서 조국 후보자를 찬성할 경우 '민주당 이중대', 반대할 경우 '자유한국당 편들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조 후보자 딸 의혹 제기 후 젊은 층, 진보층에서 조국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의당이 찬반을 쉽게 결정짓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유보'로 돌아섰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신을 발휘할 경우 자칫 이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지지자를 잃을 수 있고 이는 내년 총선에서 '1야당'을 꿈꾸고 있는 정의당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어느 쪽을 결정해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정의당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물론 정의당 관계자들은 이런 생각들을 부정하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22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인사청문 과정을 살펴보면 정의당이 딜레마에 놓여있다고 보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양쪽 당의 눈치를 봤다면 '데스노트' 같은 건 나오지 않았다고 본다. 이번 조국 후보자도 기준과 원칙에 한 치도 흔들림없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다만 지금 청문회가 이루어지지 않고 완전히 여론몰이식으로 된다 안 된다 어느 편에 설 거냐, 이런 것을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인사청문 과정들을 좀 더 철저하게 거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법 개정 연동은) 자유한국당 주장이다. 이미 청문회 전부터 정개특위를 연장해 831일까지 처리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에 대한 어떤 안도 내지 않고 방해만 해왔다. 우리가 갖고 있는 청문회의 입장을 민주당과 정략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면피용에 불과하며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묶는 것은 한국당의 옳지 못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조국 후보자 임명은 인사청문회에서 어느 정도 의혹이 해소되느냐의 여부와 더불어 청문회 후 정의당의 결정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조 후보자 임명 여부와 함께 정의당이 지금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사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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