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원 파기환송’, 법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8/29 [16:32] | 트위터 아이콘 44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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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원 파기환송’, 법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8/29 [16:32]

29일 국정농단 핵심인물들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대법관들이 선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대법원이
29일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재판 결과를 모두 파기환송했다. 이로써 이들의 운명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결정되게 되었으며 선고를 앞두고 한때 잠깐 나돌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도 형량 미확정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는 뇌물 액수가 늘어나면서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다시 구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말 구입액 34억원과 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을 모두 뇌물로 판단했고 이것이 삼성의 경영권승계 현안과 관련된 청탁의 대가로 지급한 것으로 봤다. 2심이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을 대법원은 모두 뇌물로 판단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삼성공화국'이라는 국민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부회장을 석방시켰던 2심 판결이 이렇게 파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대법원은 재판부가 다른 혐의와 따로 선고해야하는 뇌물 혐의를 합쳐서 선고한 것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의 뇌물죄는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에서는 다른 범죄 혐의가 있으면 이와 분리해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재판부가 위법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순실씨는 2심에서 '강요죄'를 유죄로 선고한 것이 잘못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말 3마리를 받은 것, 롯데그룹 뇌물수수 혐의와 SK그룹 뇌물요구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됐지만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에 지원하도록 한 것을 강요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파기의 이유였다.

 

사실상 국정농단 사태는 처음으로 되돌아간 셈이 됐고 핵심 인물들은 계속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받아야한다는 것이 이번 대법원 선고의 결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죄를 따로 처벌받아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국정농단 문제와 뇌물 혐의 형량을 따로 받게 되면서 형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는 '사면'은 일단 물 건너간 셈이 됐다. 사면도 형이 정해져야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상 '총선 전 사면' 등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최순실씨의 경우 강요죄 여부가 파기의 이유가 됐지만 이미 대부분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이 됐기에 형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역시 형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기에 여전히 영어의 생활을 해야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이재용 부회장은 또다시 구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뇌물죄가 구체적으로 밝혀진 이상 이 부회장이 빠져나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

 

선고가 나온 뒤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의미로 선고의 의미를 해석한 글들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형량이 너무 적잖아, 다시 해!'라고 내친 것" "'버거+음료&감튀(감자튀김)=세트가격 할인' 하지말고 '버거+음료+감튀 이렇게 각각 계산하라는 거다", "봐준 거 아닙니다. 1+1=1이 아니라 1+1=2로 다시 형량 때리라는 겁니다", "그동안 봐줬으니 일일이 다시 보고 다시 때리라는 거다" 등이 그것이다.

 

"사법부가 그나마 호흡기를 달고 있다", "아직 정의가 죽지 않았음을 확인하니 다행이다"라는 글과 함께 "이 중대한 상황에 이재용에게 죄를 묻다니", "그 때 권력자가 요구를 했으면 안 들어줄 사람이 누가 있는가?", "다시 파헤치면 박 전 대통령이 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글도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은 지금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이들에 대한 최후의 판결도 미뤄졌다.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문제들을 다시 거론했고 파기환송심도 분명 이 문제들이 중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도출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정농단 사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 국민이 비로소 국정농단의 본질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국정농단 사태가 완전히 해결됐음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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