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안전 대책’ 발표에도 또 화재, 성장 ‘빨간불’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9/25 [17:43] | 트위터 아이콘 44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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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안전 대책’ 발표에도 또 화재, 성장 ‘빨간불’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9/25 [17:43]

올 6월 진행된 ESS 사고원인 조사결과 및 안전강화 대책 브리핑. 하지만 최근 두 차례 ESS 화재가 발생하면서 하반기에도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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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해 전력 문제 발생 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던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또다시 화재 사고가 생기면서 하반기 성장세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ESS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내건 2017년부터 시장이 커지기 시작해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가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78월 전북 고창 ESS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전국 각지에서 총 23건의 화재가 발생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6월 화재 사고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ESS 제조, 설치, 운영 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830일 충남 예산군 광시면 미곡리에 있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에 화재가 나 에너지저장장치 2기 중 1기가 모두 불타며 약 52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고 지난 24일에는 강원 평창군 미탄면 평안리 풍력발전소 ESS 발전실에서 불이 나 발전실이 모두 불타고 일대 풍력발전 운영이 중지됐다. 현재 두 화재 사고 모두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안전 대책 발표에도 ESS 화재가 계속 일어나면서 ESS 관련 업체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던 업체들은 정부의 안전강화 대책이 나오면서 조금씩 살아났고 하반기에는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두 차례의 화재로 아예 회복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ESS 업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 한두건의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전자제품 화재처럼 비일비재한 것이라고 생각해 보완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화재가 계속 발생하며 문제가 커졌다. 이 화재가 왜 일어났는지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조심스럽고 업체들 모두 비슷한 상태다. 지금은 추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산자부는 6월 원인 발표에서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의 미흡함, 운영환경 관리의 미흡, 부주의한 설치, 통합제어 보호체계의 미흡 등이 확인됐다"고 사고 원인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ESS용 대용량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하고 전기적 충격에 대한 보호장치 설치 의무화, 옥내설치 시 총 600kWh로 용량 제한, 옥외설치 시 별도 전용건물 내 설치 규정, ESS 특정소방대상물 지정 및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당시 사고 원인 분석 및 대책 마련에 참여한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배터리 결함'에 대해서는 "자체 발화로 인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제조결함이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충방전 범위가 넓고 만충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된 경우 자체 내부단락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산자부는 "배터리, PCS(전력변환장치), SI(설계 시공) 등 세 군데 모두 보호체계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이들에게 복합적으로 책임을 물어야하지만 책임 공방은 그쪽이 알아서 할 문제다. 특정 업체의 책임을 묻는다면 법정에서 가려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화재의 책임을 두리뭉실하게 끝낸 것이 이번 추가 화재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화재 사고에 대한 제품 결함과 기업의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면서 ESS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삼성SDI 경영진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화재가 난 ESS 배터리 설치 업체가 바로 이 두 업체였으며 이 업체들 모두 상반기에 판매 감소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의견에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다. 배터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변환장치나 설계 시공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인데 문제가 된 부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면 그에 포커스를 두고 작업을 진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두리뭉실하게 끝내다보니 우리도 무엇을 고쳐야할 지를 모르고 그저 정부 발표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됐다. 정부에서 9월에 개정된 내용을 밝힌다고 했는데 아마 10월이나 11월에 고시가 다시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나온 제품들은 추후 보완이 되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책 발표 후 각 사업장에 조치 내용을 통보한 바 있고 진행중이지만 한꺼번에 진행되다보니 소프트웨어를 추가 개발해 업그레이드해야하는 상황 등이 있어 전부 조치가 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번 두 번의 화재도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사업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정 내용은 설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인데 현재 개정이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각각의 화재를 어느 한 부분의 잘못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책임 소재 파악을 요구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증거 자료 등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배터리 결함이 원인이다' 등의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5가지 형태의 결론을 도출하기는 했지만 각자의 상황이 있기에 어느 누구의 책임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수사와 법으로 따져야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하나하나 누가 잘못했다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사고가 다시는 나지 않도록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임무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것은 바로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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