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강력범죄, 엄벌은 사실상 불가능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막히는 엄벌, 신상공개도 막혀...美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9/27 [17:55] | 트위터 아이콘 44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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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강력범죄, 엄벌은 사실상 불가능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막히는 엄벌, 신상공개도 막혀...美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9/27 [17:55]

소년범의 강력·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반면 이에 대한 최대 형량은 20년인 수준에 그쳐 소년법 폐지·개정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유엔 아동권리협약(UNCRC)에 의해 관련 시도가 번번이 막히고 있어, 이를 감안한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2017년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의 주범인 김 모양(오른쪽)과 공범 박 모양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에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현행 법이념과 유엔 아동권리협약(UNCRC)에 가로막히고 있어, 이를 감안한 대안책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5년간 한국 시민사회에 충격을 던진 미성년자 소년범의 강력범죄 사례로는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 인천 중학생 폭행·추락사 사건, 오산 백골 시신사건, 광주 10대 집단 폭행 살인 사건 등이 크게 손꼽힌다. 

 

그 중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경우 주범이던 김모 양은 미성년자라는 주된 이유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아 논란을 일으켰다. 20년형이 미성년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이기에 검찰도, 법원도 흉악범죄에도 이 같은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개개의 강력범죄 사건들은 유형과 발생 시점이 다를지라도 언제나 미성년자 강력범죄에 대한 엄벌 촉구라는 하나의 공통된 국민 법 감정으로 묶이고 있다. 또 연속되는 흉악범죄로 미성년자 강력범죄자에 대한 엄벌 촉구 여론은 특히 소년법 폐지 또는 개정, 형사미성년자 연령 낮추기로 초점이 모아지는 편이다. 

 

반면 소년법 폐지·개정의 불가능성에는 소년범이 미성년자이기에 교화를 통한 갱생이 필요하다는 법익 논리가 주요 근거로 자리 잡고 있다. 또 크게는 한국이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가입·비준돼 이를 따라야 한다는 가장 큰 조건이 있다. 이외 소년범이 성인과 같은 형법 대우를 받을시, 이와 함께 수반돼야할 선거권 보장 등 개정돼야할 관련법도 많은 것이 현 상황이다. 

 

하지만 소년범 중 강력범죄의 양상은 법익과 달리 그 양상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간 4대 강력범죄로 검거된 만 10세~18세 소년범은 1만584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는 1만1958건, 살인116건이었다. 검찰청은 범죄유형별 형사사건 처리현황 통계자료를 통해 소년 사범 중 흉악범죄·성폭력 사범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도 시민사회의 소년법 폐지·개정 촉구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대응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미성년자 강력범죄자에 대한 엄벌과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라’는 답변으로 선을 맺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53년 만들어진 미성년자 처벌 연령에 대한 제한은 1953년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66년간 이어온 소년범의 강력범죄에도 처벌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를 바꾸려는 여럿 시도는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발의한 형법·소년법·특정강력범죄처벌법 개정안처럼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고 강력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소년법 적용에서 예외 시키는 등 개선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시도는 한국이 1991년 가입한 UN 아동권리협약(UNCRC) 중 제37조인 ‘18세 미만이 저지른 범죄에 사형, 석방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은 과해져선 안된다’는 내용 때문에 국회에서 계류·파기 위기를 맞는 상태다.  

 

이 때문에 유일하게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비가입된 미국은 소년범에게도 강력하게 처벌을 내려 비교대상에 오르곤 한다. 미국은 2005년 연방대법원으로부터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 판결은 위헌이라 판단받자,강력·흉악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최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JLWOP, Juvenile Life Without Parole)’ 선고까지 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석현 의원실 관계자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발의한 소년범 관련 법 개정안과 관련해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는 것 자체에 대한 논의와 연구는 오랫동안 있어왔으나, 찬반이 매우 첨예해 양쪽의 근거를 검토하고 현행 14세에서 12세로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 보고 발의됐다”며 “소년범에 대한 과거와 지금의 의사결정 과정 및 책임감이 다르기에 구체적인 공론화를 국회에서 가져야 하나, 아직 충분히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강력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해지자, 그 대안으로 특정강력범죄처벌특례법 상 신상공개 조건에서 형사미성년자는 제외시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에도 현행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을 저지른 10대 범인들이 최종 판결 이후에도 머그샷은 물론 어떠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논란점인 미성년자 법익 보호에 막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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