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강화’ 외쳐도 늘어나는 임금체불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08 [16:10] | 트위터 아이콘 444,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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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강화’ 외쳐도 늘어나는 임금체불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10/08 [16:10]

정부가 '체불근로자 생계보호 강화 및 체불사업주 제재 강화'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임금체불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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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정부가 '체불근로자 생계보호 강화 및 체불사업주 제재 강화'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임금체불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 생계보호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감독이 그동안 철저하지 않았고 특히 임금체불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해 체불을 오히려 더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가 7일 발표한 '임금체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수와 임금체불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수는 2017년 이래 50만명 후반대, 임금체불액은 2016년 이래 1조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2018년에는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가 약 57만명, 임금체불액은 약 1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체불 신고사건을 분석해보면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 등 업종에서 다수 발생됐으며 30인 미만 사업장의 임금체불피해 노동자 비중이 75~80%대로 나타나 소규모 사업장의 임금체불 문제가 고질적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또 임금체불 원인으로는 '일시적 경영악화'가 전체 임금체불 원인의 54.7~57.4%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실관계 다툼'(13.8~16.8%), '사업장 도산폐업'(12.3~16.7%) 순이었다.

 

임금체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일시적 경영악화'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참여연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시적 경영악화'란 경기 상황과 개별 사업장의 경영악화로 인한 자금난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근로감독관이 사업주를 조사하면서 체불 원인을 낱낱이 분석해 6가지 기준으로 집계를 하고 있다. 체불이라는 것이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 이유는 임금을 주는 사업주를 통해서만 알 수가 있다. 사업자를 통해 경영난, 자금난을 알게 되고 이로 인해 임금을 지연 지급하는 경우도 체불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참여연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시적 경영악화'라는 말은 너무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이 정말로 힘든 경우도 있고 다른 사업 투자 등으로 일시적으로 재정이 악화되는 등 다양한 변수들이 많은데 이를 모두 '일시적 경영악화'로만 다룬다는 것은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근로감독관의 자의적 해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원인 통계에 대해 고용부가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체불 증가의 원인이라는 점에는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업장에 영향이 있었다면 일시적 경영악화나 사업장 도산, 폐업으로 인한 체불이 늘어나야하는데 최근 이 추세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최저임금 인상과 임금체불은 연장이 없다"고 밝혔고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경기상황에 따라 임금체불이 늘어나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아직까지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임금체불이 생겼다는 명확한 근거가 나오지 않았다.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의 처벌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체불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으며 임금체불로 고소가 되거나 감독관의 시정 명령에도 불응한다면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고 있으며 상습 체불 시 사법처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5년 이하 징역,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상습 체불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임금체불 사업주들에게 주는 제재에 대해 강제성이 전혀 없어 사업주들이 임금 지급을 미루거나 임금 지급을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갑질'을 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보고서에서 임금체불 문제 개선을 위해 임금체불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반의사불벌 폐지, 지연이자제 벌칙조항 도입, 징벌적 부가금(손해배상) 제도 도입), 피해자 권리구제 확대(체당금 제도 개선, 체불청산 업무 전담 기구 설립), 임금체불 관련 노동행정 개선(임금체불 예방을 위한 근로감독 강화, 권리구제지원팀 단계적 축소, 임금직접지급제 확대, 고용노동지청-노동위 역할 분담)'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 중 '반의사불벌'이란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가 사업주의 처벌을 원치않는 경우 사업주를 사법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임금체불 신고처리 과정, 근로감독 과정에서 사업주가 체불임금을 지급하거나 근로감독의 합의 종용으로 노동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용자는 체불에 대한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참여연대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업주에게 재직 중인 노동자가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일부 사용자에 의해 악용되어 고의, 상습적인 임금체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현행법상 사업주는 체불한 임금을 바로 주지 않아도 불이익이 전혀 없다. 지연이자제(체불 발생 시 지연 일수만큼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강제성이 전혀 없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늦게 주는 게 더 유리하고 이를 빌미로 임금을 못받은 노동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제도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합의를 종용하기 보다는 체불임금을 100% 모두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고 '징벌적 부가금'을 통해 사업주에게 체불임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주게 하는 것을 의무적으로 하게 한다면 최대한 빨리 지급하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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