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조국 사퇴', 피할 수 없는 후폭풍

황채원 기자 | 기사입력 2019/10/14 [15:59] | 트위터 아이콘 443,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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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조국 사퇴', 피할 수 없는 후폭풍

황채원 기자 | 입력 : 2019/10/14 [15:59]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떠나기 전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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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만에 물러났다. 장관 내정 이후부터 검찰의 가족 관련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어졌고 언론의 각종 의혹 보도와 야당 의원들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급기야는 찬반을 놓고 '서초동''광화문'으로 대표되는 집회가 열렸고 국민들의 생각도 판이하게 갈렸다. 두 달여에 걸친 의혹과 공방은 문재인 정부에도 큰 악영향으로 작용했고 결국 조국 장관의 자진 사퇴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퇴 선언을 한 14일 오전만 해도 조국 장관은 특별수사부(특수부)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긴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그는 "검찰개혁의 법제화, 제도화 완성을 위해 반드시 법률 개정이 이루어져야한다.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라는 말씀을 (서초동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몸소 실천하며 저를 일깨워주셨다. 마지막까지 제게 주어진 일과 소명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세 시간 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 더 이상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 8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고 행정부 차원의 법령 재개정 작업도 본격화됐으며 어제(13)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정부의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제 당정청이 검찰개혁을 완수하리라 믿는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그동안 수많은 의혹과 비난 속에서도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장관직을 계속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했고 특히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더 높아지고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것이 조 장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까지 좁혀진 상황도 조 장관이 장관직을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수사와 각종 의혹 보도 등으로 인한 가족들의 피로와 아픔이 극에 달했다는 점도 조 장관의 사퇴를 결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며 사퇴 배경에 가족의 고통이 있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문제는 조 장관의 사퇴로 인해 불게 될 후폭풍이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정책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벌써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죄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조 장관 임명을 강행시킨 것이 도리어 중도층 이탈과 야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들의 마음을 돌릴 무엇인가가 나오지 않는 한 지지를 되찾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조 장관의 사퇴가 문 대통령의 국정 추진 동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개혁도 일단 '스톱'될 가능성이 있다. 조국 장관은 "정부의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기에 검찰개혁이 완수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지만 후임 장관 인선과 임명까지 시간의 공백이 분명히 있기에 현재로서는 진행을 멈출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일단 중단없이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후속 장관 기용 여부 등의 변수가 있어 아직은 불투명하다.

 

검찰과 야당은 일단 조 장관 사퇴를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이것이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조 장관 가족의 수사를 지켜본 국민들은 검찰의 '멋대로 수사'에 반발하며 검찰개혁을 어느 때보다 더 외치고 있다. '윤석열 접대 의혹'울 보도한 언론사를 향해 바로 명예훼손 수사를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의 월권'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 경우 정부도 '국민의 목소리'라며 검찰개혁의 고삐를 다시 죌 가능성이 있다.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지지율이 높아진 자유한국당은 이번 기회에 주도권을 잡고 내년 총선 승리까지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인사 정책과 함께 대북 정책, 안보, 민생 문제 등을 놓고 계속해서 여당과 정부를 공격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다 예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의 타겟이었던 조 장관이 사라졌다는 것은 역으로 이들의 '투쟁 동력'을 상실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조 장관 논란으로 그동안 숨겨졌던 일본 수출 규제, 대북 문제 등에 대해 국민들의 입장과 상반된 모습을 보일 경우 또다시 지지율 하락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층이 조 장관 사퇴와 검찰개혁의 상황을 보며 다시 마음이 변한다면 야당은 다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 사퇴 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는데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 우리 사회가 큰 진통을 겪은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밝히면서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한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다.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의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잇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조국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후폭풍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 후폭풍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 후유증의 극복이 필요해진 지금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황채원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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