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 2배, ‘극단적 선택’을 막아라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15 [16:54] | 트위터 아이콘 44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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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 2배, ‘극단적 선택’을 막아라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10/15 [16:54]

마포대교의 자살예방 문구.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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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 14일 가수이자 배우인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최근까지 SNS 활동과 JTBC2 '악플의 밤' MC로 활동했고 불과 전날까지도 SNS에 글을 남겼던 그가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하자 많은 이들은 '사실이 아니길',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예인의 소식은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를 모방하는 일이 증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언론에서는 사인과 사용했던 도구, 실행 방법 등의 구체적인 묘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기사 말미에는 '자살예방 핫라인'을 넣고 있다.

 

하지만 자살예방 핫라인이 전달되고 자살을 막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고의적 자해'(자살)가 사망 원인 중 다섯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자살의 경우 2013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18년부터 다시 높아졌고 이로 인해 한때 리투아니아가 가지고 있던 OECD 자살 사망률 1위에 다시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 수는 201712463명에서 201813670명으로 9.7%가 증가했다. OECD 국가 평균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1.5명이지만 우리나라는 26.6명으로 평균보다 두 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살은 10~30대 사망원인 1, 40~50대 사망원인 2위로 나타났으며 질병 이외의 외부요인으로 인한 사망 비중을 보면 10대부터 80대 이상까지 모든 연령에서 자살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자살률은 다양한 제도적, 사회적,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한두 가지의 원인만으로는 정확한 설명을 할 수가 없다"면서 "지난해 심리부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사망자 1인당 평균 3.9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으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유명인 자살사건으로 인한 모방 효과(베르테르 효과)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자살과 관련된 인식이 악화되고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2018 자살실태조사'를 보면 조사 대상자 중 18.5%'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유로는 경제적 문제(34.9%), 가정생활 문제(26.5%), 성적 시험 진로문제(11.2%)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4.8%에 불과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자살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시간을 두고 발생한다' 등 일반 국민의 관련 지식은 증가했지만 '극단적 선택을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 역시 높아지고 '극단적 선택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이 낫고 다른 사람의 자살 결정에는 간섭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자살 예방 대책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하상훈 한국 생명의 전화 원장은 9월말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장에서 상담을 받아보면 경제상태가 극단적 선택의 큰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국가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해 많은 장치를 만들었는데 그것을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국가가 안전망을 제공해도 늘 구멍이 난다. 그런 면에서 자살 문제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측면에서 전개를 해야하고 국가가 실효적인 자살예방 정책을 수행해나가야한다"고 밝혔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살예방법이 통과된 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가 2018년에 다시 늘어났다. 4,50대는 인구가 많다보니 자살 사망자수가 높고 노인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인구가 가장 많은 베이비부머 시대가 이제 노인세대로 접어든다. 자살률이 예전과 똑같다면 인구 구조상 자살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심각한 구조이기에 더 적극적으로 막아야하는 지금이다. 중앙정부에는 이를 담당하는 자살예방조치과가 있지만 지자체에는 이를 따로 관리하는 부서가 거의 없는 형편이고 정신건강센터의 소수 인원에게만 맡겨져 있다. 자살은 '막을 수 있는 죽음'이기에 적극적인 대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센터장은 "우리 국민의 5%, 1~2백만명의 국민이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한다. 유명인들의 극단적 선택은 여러 스트레스로 위기에 처한 이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게 하는 부분이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쓰거나 자살 도구, 수단 등을 이야기하지 않고 제목에도 '자살' 등의 단어를 쓰지 않는 점에서 많이 나아졌다고 보고 있다. 위기에 빠진 이가 내 주위에 있는지 돌아보고 있다면 물어보고 필요하면 도움을 받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가족 공동체가 없고 사회 안전망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실행할 확률이 높다. 내 주변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이가 없는지 관심이 필요하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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