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논의, 17일 이전부터 황교안 체제서 시작돼”

군인권센터 “2017년 2월 10일 조현천 계엄령 보고 요구로 문건 작성 시작...檢, 청와대 개입 은폐”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10/29 [12:09] | 트위터 아이콘 44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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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논의, 17일 이전부터 황교안 체제서 시작돼”

군인권센터 “2017년 2월 10일 조현천 계엄령 보고 요구로 문건 작성 시작...檢, 청와대 개입 은폐”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10/29 [12:09]

군인권센터는 29일 오전 10시 3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계엄령 문건 사건 불기소 결정서에서 밝힌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등 당시 피의자들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추가 제보 내용을 폭로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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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현지용 기자] 검찰이 계엄령 문건 사건 불기소 결정서에서 남긴 사건 피의자들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군인권센터의 폭로가 나왔다. 센터는 “검찰이 청와대 개입 정황을 사실상 은폐한 것”이라 비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장은 29일 오전 10시 3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계엄령 문건 사건에 관련한 주요 진술을 새롭게 확보했다고 밝혔다. 임 센터장은 “계엄령 문건 작성 관련 피의자와 참고인들이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있음에도, 이 같은 내용들이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에는 없었다”는 추가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검찰은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2017년 2월 17일 국회 질의 대비를 위해 위수령 등 관련 법령 검토 의견을 나눠 계엄 문건을 만들었을 뿐, 구체적인 계엄 시행 관련 지시를 한 적은 없다’는 내용을 한 전 장관의 참고인 중지 처분 사유에 담았다. 이에 따르면 계엄령 관련 문건 작성의 시작 날짜는 17일이며, 발단은 한 전 장관 지시라 분석되고 있다. 

 

반면 센터는 이 같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기무사 내 계엄령 관련 논의는 2017년 2월 17일 이전부터 시작됐다”며 “10일 조 전 사령관은 소강원 전 기무사 3처장을 불러 계엄령 관련 보고를 요구했고 문건은 반드시 수기로 작성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무사 실무자는 13일부터 문건 작성을 시작했고, 16일 5장의 자필 문건을 조 전 사령관에 보고했다. 이후 조 전 사령관은 소 전 처장에 T/F 구성을 지시했고, ‘계엄 T/F(미래 방첩 업무 발전 방향 T/F)’에 참여한 기무 요원들은 대부분 16일 참여 제안을 받았다”며 “소 전 처장은 이 자리에서 국회 해산 계획 등 초법적인 내용을 고려하라는 조현천의 지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센터는 “해당 제보가 사실일 경우 한 전 장관이 17일 조 전 사령관에 계엄령 검토를 최초 지시했다는 진술은 명백한 거짓말이자, 계엄 관련 논의는 그 이전부터 진행됐음을 의미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장에서 조 전 사령관은 10일 청와대에서 김관진 전 안보실장을 만나고 국회 계엄 해제 요구 대처방안 등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 이는 22일 작성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에도 똑같이 담긴 내용”이라며 “10일 조 전 사령관과 김 전 실장이 만나고, 조 전 사령관이 소 전 처장에게 계엄령 보고를 요구한 날짜도 일치한다. 이는 계엄령 문건의 발단이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권한대행 체제하의 청와대에 있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임 센터장은 “당시 검찰은 한 전 장관와 김 전 안보실장의 거짓말 혐의가 뚜렷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충분했음에도 구속 수사 없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한 전 장관의 거짓말이 입증되는 진술만 불기소 처분장에 인용해 불기소 사유로 적시했다. 가장 중요한 문건 작성의 발단, T/F 구성 일자 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남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센터에 따르면 검찰이 확보한 계엄령 문건은 △2017년 2월 22일에 작성된 문건 2개, △2월 24일 1개, △2월 27일 1개, △2월 28일 1개, △3월 2일 3개, △2일 문건을 6일 수정한 문건 1개, △3일 작성한 문건을 5월 10일 수정한 문건 1개 등 총 10개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임 센터장은 “2017년 3월 3일 작성한 문건은 행방이 묘연하다. 여러 정황을 확인할 때 문건은 시간 순서대로 작성한 것이 아님을 추론할 수 있다”며 “검찰이 ‘최종본’이라 판단한 문건은 이 중 어느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상세히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검찰은 조 전 사령관 없이도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음에도 수사를 중단해 1년 이상 방치, 증거 인멸 시간을 줬다”면서 “검찰은 관련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불기소 처분장을 작성한 경위는 무엇인지 명명백백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계엄령 문건의 시작을 밝히는 것은 누가 계엄령 계획의 윗선이었는지를 밝히는 가장 중요한 단서”라며 “수차례 소환한 검찰이 왜 이 시점에서 수사를 뭉갰는지 윤석열 검찰총장도 답해야 할 몫”이라 강조했다.

  

또 “검찰이 가진 수사 자료는 저희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 본다. 실체를 파헤칠 수 있음에도 검찰은 왜 공표하지 않고 숨기며 수사를 뭉갰는지 궁금하다. 먼지털이 수사와 비교할 때 굉장히 어물쩍 넘어갔다”며 “검찰이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추가 제보의 개연성이 높아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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