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워홈, 각종 비리 의혹 직원 ‘정직 1개월’ 솜방망이 처벌 논란

‘갑질’에 대한 ‘내로남불’식 해석…“외부 노무사 검수 후 징계 내렸다”

조규희 기자 | 기사입력 2019/10/30 [15:44] | 트위터 아이콘 44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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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워홈, 각종 비리 의혹 직원 ‘정직 1개월’ 솜방망이 처벌 논란

‘갑질’에 대한 ‘내로남불’식 해석…“외부 노무사 검수 후 징계 내렸다”

조규희 기자 | 입력 : 2019/10/30 [15:44]

아워홈이 비리 직원에 대해 낮은 징계를 내린 데 대해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본 이미지는 기사와 연관 없음) 사진 / 아워홈


[시사주간=조규희 기자] 아워홈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각종 비리로 문제를 일으킨 A 점장은 1개월의 징계 뒤 일상으로 복귀했다. 잘못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그 원인은 급식 업계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부정적 관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년 7월 아워홈은 내부 감사를 통해 LG이노텍 구미2공장점장이었던 A씨의 비리를 확인했다. 아워홈은 A씨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린 뒤 제주도로 인사 발령했다. 

 

표면상으론 잘못을 적발해 적절한 징계 조치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다는 내부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 직원은 “같은 혐의로 적발된 고객사 직원은 권고사직 했는데, 이를 포함한 여러 혐의가 인정된 A의 징계가 정직 1개월에 그친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리 혐의는 크게 ▲고객사와 결탁한 회사 재산 무단 반출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자행한 갑질 ▲이밖에 다수의 갑질로 나뉜다.  

 

A씨는 LG이노텍 구미2공장점장으로 재직하면서 고객사였던 LG이노텍 총무팀장과 결탁해 식자재를 무단 반출했다. LG이노텍 총무팀장의 요구에 따라 정기적으로 식자재를 반출한 것. 아워홈 관계자는 “현장에서 점포 관리를 하는 입장에서 고객사의 요구를 무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로 A를 이해했다. 

 

고객사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으면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이같이 답이 나온 것은 급식 업계에서 ‘고객사’는 곧 ‘절대자’라는 점을 간접 시인한 셈이다. A의 징계가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이유 또한 이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측 관계자가 식자재 반출을 알고도 눈감아줬을 가능성도 열어둔다. A가 상관에 고객의 요구를 미리 보고했다 할지라도 ‘모른 척 반출하라’고 지시를 받을 수 있단 얘기다. 

 

익명의 관계자는 “윗선이 눈감지 않았다면 오랜 기간 밀반출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본 감사는 제보로 진행됐고, 고객사 담당자가 권고사직을 받은 상황에서 1개월 정직은 아워홈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액션일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LG이노텍의 징계에 비해 아워홈의 징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유에 대해 “타사 징계를 논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전제하고 “두 건의 징계 수위가 다른 이유는 LG이노텍에선 지위에 의한 강요가 인정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즉, 위계에 의한 강요와 강요에 의해 한 행위를 같은 선상에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게 아워홈의 입장인 셈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다음 사안에 대한 판단엔 다소 의아한 구석이 있다.

 

A씨가 받은 또 다른 혐의는 인턴 직원에 대한 갑질이다. A씨는 인턴이던 B씨에게 ▲친모가 영업하는 보험 가입을 강요한 것으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어머니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 후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잘못된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있으며,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인턴에 대한 평가를 맡았던 A씨가 인턴 평가를 빌미로 충분히 강요할 수 있었으며, 이에 대해 A씨 역시 인정했음에도 아워홈은 이 상황을 위계에 의한 갑질로 판단하지 않았다. 첫 번째 혐의를 보던 시각과 대조되는 관점에서 판단한 것.

 

아워홈은 “한 쪽 의견만 듣고 치우쳐 징계하는 것은 최근 추세와 맞지 않다”면서 “징계위원회를 거쳐 외부 노무사의 의견수렴을 통해 징계 수위가 결정된 만큼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는 인사자료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물론 징계를 내릴 권한은 회사에 있다. 그러나 최소한 잣대는 공정하고, 이유가 합당해야 한다. 그러나 아워홈은 직원의 잘못을 판단할 때 ▲직원이 ‘을’일 때는 ‘을’의 관점에서 ▲‘갑’일 때는 ‘갑’의 관점에서 판단했다. 판단 잣대가 제멋대로라는 비판을 피할 순 없어 보인다.

 

결국 A씨는 ▲갑질을 당했을 땐 갑에게 모든 죄가 넘어갔고 ▲갑질을 했을 땐 “한 쪽 의견만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A씨는 이외에도 ▲영양사에게 폭언하고 ▲허위 근태보고를 한 혐의도 받았다.

 

아워홈은 홈페이지를 통해 윤리규범과 임직원 행동강령을 공개하고 있다. 윤리규범에는 ▲모든 거래는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공정하게 이루어지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형태의 부당행위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임직원 행동강령에는 ▲직무와 관련 판단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어떠한 형태의 금전적 이익도 이해관계자로부터 취하지 않는다 ▲일상생활 및 직무와 관련하여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비도덕적, 비윤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 ▲회사와 개인의 이해가 상충되는 어떠한 행위나 관계도 회피해야 하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재산을 무단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아워홈이 윤리경영을 위해 세운 가치들이 잘못을 판단하는 기준으로써 제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이 남는다. SW

시사주간 조규희 탐사보도팀장 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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