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대형사고', 흔들리는 최주희 티빙 대표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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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대형사고', 흔들리는 최주희 티빙 대표의 승부수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4.03.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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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희 티빙 대표. (사진=티빙)
최주희 티빙 대표. 사진=티빙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주말 사이 10년은 늙은 것 같다. 시범경기를 진행하면서 플랫폼 서비스 준비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합을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고 인지했다. 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고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뵙겠다."

지난 12일 최주희 티빙 대표는 2024 프로야구 시범경기 부실 중계에 대해 이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올초 2024 프로야구의 온라인 중계권이 네이버 등 포털이 아닌 유료채널 티빙에게 넘어가면서 '프로야구도 돈 내고 봐야하느냐'라는 팬들의 우려와 비판이 들려왔는데 시범경기 첫 중계부터 각종 자막사고, 방송사고 등이 터지면서 야구팬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말았다.

CJ ENM이 이번 KBO 온라인 중계권을 사는 데 들인 돈은 1350억원.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그리고 5월부터 온라인에서 프로야구를 보려면 매달 최소 5500원을 내야한다. 이미 프로축구 K리그의 중계권이 쿠팡플레이가 가졌고 OTT가 스포츠 중계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일각에서는 접근성 부족과 함께 요금 인상 등 불이익을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티빙은 현재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2020년 61억원이었던 적자가 지난해 3분기 1177억원까지 늘었고 4분기에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 폭이 큰 상태다. 이로 인해 티빙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KBO리그 중계로 적자 폭을 줄임과 동시에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최주희 대표는 "티빙 가입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 한해 가입자 증가 수만 봐도 30~40% 성장이 보장된다. 기존에 없던 광고형요금제도 도입했기에 KBO 중계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수익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 한해 팬들에게 '이렇게 중계를 차별화할 수 있구나' '돈을 내고 경기를 보니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구나' 등을 보여주고 설득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진정성있고 열정 어리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야구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미디어데이 방송이 약 5분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티빙 측은 "방송 신호를 제공하던 송출사의 오류"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개막 이틀째인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와의 경기 중계에서도 티빙은 대형사고를 내고 말았다.

이 경기는 8회까지 6-0으로 SSG가 리드하던 경기를 9회초에 롯데가 대거 6득점을 하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6대 6 동점, 2사의 주자 1,2루 상황에서 갑자기 경기가 끊기면서 '종료된 경기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뜬 것이다. 야구팬들이 항의를 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티빙은 "KBO와 구단 관계자, 시청자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중계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과문을 올렸지만 앞서 시범경기에서의 실수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에게 티빙의 계속되는 사고를 이해해달라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주희 대표, 그리고 티빙의 승부수였던 KBO리그 중계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야구팬들의 눈높이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 준비가 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비슷한 시기 미국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중계한 쿠팡플레이의 비교 대상이 된 것도 티빙에게는 뼈아픈 결과가 됐다. 티빙은 이 시련을 넘고 자신들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최주희 대표의 고민이 더 깊어질 듯하다. SW

lj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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