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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KAL 007 피격 제대로 해명된 것 없었다'
김진명
기사입력: 2017/07/13 [14:07] 최종편집: 트위터 노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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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영화기자]
"댄버리는 그렇게 질 나쁜 죄수들을 가두어두는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의 교도소에서 일 년 사느니 한국 교도소에서 십 년을 사는 게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의 모든 미국 교도소의 재소자 간 폭력이나 성추행 등은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었다. 특히 체구가 작고 비교적 피부가 매끈한 동양인 죄수들에겐 가히 지옥이랄 수 있을 정도로 미국의 교도소는 힘든 곳이었다."(162쪽)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59)씨가 장편 소설 '예언'을 냈다.

34년 전 KAL 007기 피격 사건으로부터 시작되는 소설은 한반도의 ‘현재’에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강한 시사점을 남긴다.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마저 멀리 떠난 후 고아원에 남겨진 지민·지현 남매. 오빠 지민에게 건네진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는 하나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현이와 헤어지면 안 돼."

하지만 남매는 두 번 헤어진다. 지현이 미국으로 입양되면서 남매는 첫 번째 이별을 맞는다. 14년이 흐른 뒤 명문 다트머스 대학교에 입학한 여동생 지현은, 오빠 지민을 만나기 위해 뉴욕발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

보잉 747 최신 기종의 KAL 007 점보 여객기…. 남매의 두 번째 이별. 슬픔으로 반미치광이가 된 지민은 지현의 양부모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KAL기를 격추시킨 소련 전투기 조종사 오시포비치를 암살하기로 결심한다.

무모하지만 러시아 외교관의 딸 소피아에게 언어를 배우며 러시아행을 계획하던 지민. 그는 갑작스럽게 미 연방수사국에 의해 체포돼 댄버리 교도소에 구금된다. 그러나 억울한 수감 생활은 그를 낯선 운명 속으로 던지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 지민은 홀연히 찾아온 운명으로 뉴욕, 베를린, 비엔나, 모스크바 등 세계 각지를 숨 가쁘게 돌아다닌다. 김진명은 레이건과 나카소네, 고르바초프 등 당시 세계를 뒤흔든 지도자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켜, 당시의 역사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붕괴 직전의 베를린 장벽이 등장하고, 고르바초프의 소비에트연방 해체 선언의 은밀한 이유가 노출된다.

현대사의 시발점이 된 미·소 냉전의 종식에 대한 국제정치적 통찰이 지적인 즐거움을 준다면, 주인공 지민이 겪게 되는 스펙터클한 사건들은 드라마적 재미의 극치를 안긴다.

"지민은 모처럼 큰 웃음을 터뜨렸다. 문의 소식은 모처럼 기분 전환이 되었고 왈칵 솟는 그리움에 그간의 우울증 같은 것이 얼마만큼 가라앉는 듯도 했다. 기분이 다소 나아진 지민은 새벽을 맞이하기 시작한 어둠의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짙고 단단한 안개가 낀 게 어슴푸레 느껴지자 코트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295쪽)

"하지만 현실은 너무도 어려웠다. 켄싱턴이 비록 오랜 세월 정보계통에서 살아왔다고는 하나 이제는 더 이상 현직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지민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큰 걸림돌이었다. 다른 나라로 입국하기 위한 신분 세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철의 장막 소련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기 위해 한국인이 해야 하는 신분 세탁은 아예 차원을 달리했다. 설혹 신분 세탁을 한다 하더라도 소련의 살벌한 감시체계하에서 지민은 들어가자마자 체포될 것이 명백했다."(140쪽)

저자는 "1983년 9월 1일 새벽을 강타한 급보에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269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대한항공 007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을 맞고 격추된 것이다. KAL 007 미스터리로 불리는 이 사건은 그 원인에서부터 사후 처리까지 숱한 의혹을 남겼지만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명된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조사하고 집필하면서 우리 국민이 경제 번영을 이룬 외에 민주화도 같이 달성했다는 사실이 그지없이 고맙고 위대하게 다가왔다. 아프고 쓰라린 기억으로만 점철된 KAL 007 피격이지만 이 사건은 의외로 소련이 해체되고 공산주의가 붕괴되는 단초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새움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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