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 최저 연 1.25% 전격 인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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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사상 최저 연 1.25% 전격 인하 배경
  • 박지윤 기자
  • 승인 2016.06.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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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상승·가계부채 증가 주시해야
이주열 총재. 사진 / 시사주간 DB 

◇ 최저금리 기조, 예금은 줄고 고수익 쫓을 듯

◇ 늘어난 통화량, 소비투자로 이어질까가 관건

[시사주간=박지윤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연 1.25%로 전격 인하했다. 

시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가늠해 보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우선 사상 최저 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은행 예금 금리보다 위험성은 크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동이 대거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늘어난 통화량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 더 큰 버블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초저금리에 수익성 쫓나

기업의 부실 여신으로 충당금 폭탄을 맞은 은행은 1%대의 최저금리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 여파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수신금리간 차이)이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44%로 전월대비 0.06%p 하락했다. 지난 3월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예대마진 이익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주수익 채널인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한 은행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이익이 줄어들면 다른 쪽으로 수익구조를 창출해야 한다"며 "낮은 금리로 고수익을 좇는 투자자도 더 늘어날 것이다. 경영전략을 다시 짜야 할 시기"라고 토로했다.

증권가는 가계와 기업의 부채부담을 낮춰주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금리를 낮추면 가계나 기업의 부채 상환 압력을 줄일 수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기업들이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설비 투자를 하기 어려운데 금리가 인하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도 발행하고, 신규 대출지원 부담도 낮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가 회복되고 실적이 좋아져야 주가가 오른다. 이를 확인해보려는 상황들이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의 경우 추가적으로 금리 인하 이후에는 재정정책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부양정책이 나오면서 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초부터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우호적인 국내 증시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후에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에셋대우 김형래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 데다 기준금리까지 인하하면서 외국인들이 추가적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러시아와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에 대한 경기 우려가 줄면서 한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늘어난 통화량 어디로 흐를까

금리 인하로 늘어난 통화량이 경기 부양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리인하는 시점의 문제였다"며 "그렉시트나 미국의 통화정책을 고려한 뒤 반영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금리인하로 기획재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며 "구조조정 이슈로 위축될 수 있는 심리에 정책적으로 이를 풀어주는 정책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7월 금리인하를 예상했지만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기업의 구조조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경기위축 우려를 어느정도 보완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서 화합적 목소리를 내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개선 효가가 있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의 효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가계부채 문제를 키우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올해도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증가폭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부동산 경기 등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조만간 가계부채가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는데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세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늘어난 통화량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등을 구입하며 자산을 확보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거시경제상황을 보면 집값 상승, 전월세 상승 등 부동산 버블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의 주택개발사업 금융비용 부담 감소로 이어져 신규 분양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올해 주택 35~39만 세대가 신규 분양될 전망이며, 상반기에는 22만 세대가 분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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