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복대박]자갈치난장(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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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자갈치난장(44)
  • 시사주간
  • 승인 2017.03.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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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청소하거나 역직원 심부름을 입안의 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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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사람이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남을 위해 사는 것은 투철한 희생과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선비정신 하나만 가지고 타인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법이다. 남한테 빌어먹으면서도 존경받는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

오뉴월 선생의 아버지는 경남 김해사람이면 모두가 알고 있는 오이삼이었다. 그의 별명은 김승호. 60, 70년대 유명했던 배우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풍채도 그럴싸하고 인물도 뛰어난데다 마음씀씀이 또한 여간 아니어서 김해사람들이 그런 별명을 붙여주었다.

오이삼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폐결핵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가슴병으로 오랫동안 앓아 눕자 김해역 앞에서 구두를 닦으며 대합실에서 기거하였다.

그는 대합실에서 먹고자는 동안 그곳을 깨끗이 청소하거나 역직원 심부름을 입안의 혀같이 잘 하였다.그걸 어여삐 여긴 역장이 화물을 기차칸에서 대합실 손님에게 운반하여주는 ‘아카보’를 맡겼다. 아카보란 일본말로 ‘적모(赤帽)’ 즉 빨간모자를 가르켰다.

일제시대 역의 짐꾼들이 빨간모자를 쓰고 다녀서 붙은 별칭이었다. 그는 혼자 공부를 해 역무원이 된 다음, 나중에는 김해역장에 부산진역장까지 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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