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복대박]자갈치난장(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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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자갈치난장(60)
  • 시사주간
  • 승인 2017.07.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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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에 붙은 엉덩짝을 뗄 생각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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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선장은 남항 근처 아지매여인숙으로 갔다. 그 곳은 뱃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복대박과의 말씨름으로 몸이 물에 젖은 솜바지처럼 무거웠지만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곳에서 월 20만원을 주고 방을 얻어 뱃사람들을 하숙시키고 있다. 방값은 나중에 어획고에 따라 분배한 돈에서 갹출한다. 이곳은 뱃사람들이 돌다돌다 마지막으로 오는 곳인데 40∼50대가 주류를 이루고 60대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젊은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물때가 되어 배가 일제히 출항하면 여인숙은 텅텅 비어 마치 절간 같았다.“자 인자 슬슬 나갑시다.”방안에서 화투짝을 두드리고 있던 패거리들에게 마선장은 재촉했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찌든 군댓내가 등천을 해 들어 갈 엄두를 못냈다. 오줌버캐가 들끓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패거리들은 아직 판을 돌리고 있는터라 구시렁거리면서도 방바닥에 붙은 엉덩짝을 뗄 생각을 않고 있었다.

“아 어영 안일어나고 뭐해 1시가 넘었단 말이여!”“하따 세이(형)도 머 그래 호떡집에 불난거처럼 난리인교. 한 판 더 돌리고 가입시더.”“지랄하지 말고 퍼뜩 일나거라.”주거니 받거니 수작을 하다가 결국 판을 마치고 하나 둘 빠져 나왔다.

그들은 축축한 선창을 따라 마치 노예행렬처럼 걸어 마선장의 배 ‘동해’에 올라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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