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정면돌파 전략 · 들끓는 국민의당
상태바
안철수의 정면돌파 전략 · 들끓는 국민의당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7.12.20 14:3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각, "통합론 마지막 카드, 집단 탈당 없을 것"
사진 / 안철수 의원실


[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승부수를 던진 데 대해 당의 존립 기반인 호남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이 살 길은 통합"이라며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찬반투표여서 집단 탈당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 중진들의 거취를 운운하는 것도 결국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는 말"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내 생각하고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사당화' '독재적 발상'"이라며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려는 통합 반대 노력을 구태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고 가증스러운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당 위원장 권한대행인 최경환(광주 북구을) 의원은 이번 통합선언 발표를 "폭거"로 규정한 뒤 "토론해 보자고 소집된 의원총회를 3시간 앞두고 통합선언을 한 것은 안하무인, 독선이 아닐 수 없다. 전 당원 투표제는 대의제에 기초한 전당대회 원칙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 긴급기자회견을 전후해 박주선 국회부의장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한 광주시의원은 "당을 화합의 길로 이끌어야 할 당 대표가 오히려 당을 쪼개는데 일조하고 있다"며 "당 밖에서 해야 할 말을 당내에서 밝혀 분란만 커졌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 광주지역 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그는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5년 후 대선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 일방적 독단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멘붕"이라며 "통합 반대파를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로 규정하면서까지 사당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발 기류는 전남도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한 도의원은 "통합하면 함께 탈당하자는 의원들이 적잖다"며 "나를 따르되, 따르지 않으려거든 당을 나가라는 식의 태도는 당 대표의 자세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시·군·구 기초의원들 중 상당수도 "5·18을 애매하게 부정하고, DJ의 정치적 유산인 햇볕정책을 거부하는 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고, 일방적으로 강행돼선 더더욱 안된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안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 한 관계자는 "당이 호남에만 갇혀 있어서는 미래가 없다. 갈등의 폭탄만 안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꼴"이라며 "전 당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하는 게 현재로선 승부수이기도 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안 대표의 이날 '깜짝' 통합 승부수가 오는 21일, 손학규 고문 귀국을 앞두고 역할 분담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 대표는 다만 기자들과 만나 "(손 고문이) 미국에 계신 동안 이 문제로 깊이있는 논의를 해보지는 못했다. 귀국하시면 이제 함께 의논하려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전 당원의 의견을 묻겠다. 신속한 통합작업 후 백의종군하겠다. 통합 반대로 결론나면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안 대표 긴급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지난 한달 동안 전국을 다니며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실로 엄숙하고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당원동지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당의 생존을 걱정하고, 변화를 열망하는지 느꼈습니다.

 제가 만난 당원·지지자의 목소리들은 지금까지의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하고,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가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이대로 머뭇거리다가 사라지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정치세력이 되어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안보불안과 언제 우리 가정경제를 파탄시킬지도 모르는 경제위기에서 탈출해서 희망을 찾고 싶다는 국민의 절규였습니다. 새로운 개혁정당으로 거듭나라는 요구였습니다.

 지난 두 달 간 실시한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와 폭넓은 당원대상 조사도 통합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수치로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호남의 여론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시간에 안타깝게도 일부 중진 의원은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여론을 앞세워 통합반대, 대표 재신임을 요구했습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절박한 뜻을 왜곡하는 행위였습니다.

 이제는 당내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오늘 저는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합니다.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습니다. 통합에 대한 당원 여러분의 찬성의사가 확인되면 저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절차를 밟아 나가겠습니다. 

신속한 통합 작업 후 저는 새로운 당의 성공과 새로운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 만일 당원의 뜻이 통합 반대로 확인될 경우 그 또한 천근의 무게로 받아들여 당대표직을 사퇴함은 물론 그 어떤 것이라도 하겠습니다. 전 당원 투표로 확인되는 당심은 구성원 누구도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계속해서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여전히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당원투표 절차는 즉각 개시될 것이고 신속하게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그 방식은 이미 객관성이 검증돼 각 정당들이 당대표 선출 등에 쓰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호남의 지지로 우뚝 선 정당이어서 대한민국 민주화의 출발점인 호남정치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실제 호남은 늘 기득권을 타파하고 개혁의 선두에 서왔습니다.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호남의 민주주의 전통을 왜곡하고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호남 정신의 회복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당이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통합의 길, 미래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 당원의 지지가 절박합니다. 국민의당의 변화에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혼신의 힘, 다하겠습니다. SW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