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들이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 46조원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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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기업들이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 46조원 상회
  • 박지윤 기자
  • 승인 2018.01.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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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자금조달 '비상'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회사채(금융채 제외)는 총 46조2546억원으로 지난해 만기 도래분(45조3095억원)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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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지윤 기자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6년5개월 만에 1.25%에서 1.50%로 인상하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가운데 신용도가 낮은 비우량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회사채(금융채 제외)는 총 46조2546억원으로 지난해 만기 도래분(45조3095억원)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3.4조원 ▲2월 3.5조원 ▲3월 6.3조원 ▲4월 4.6조원 ▲5월 3.0조원 ▲6월 4.4조원 ▲7월 3.8조원 ▲8월 3.6조원 ▲9월 3.7조원 ▲10월 3.6조원 ▲11월 3.5조원 ▲12월 2.3조원이다.

회사채 만기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다. 문제는 회사채 상환 여건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통상 기업들은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회사채를 새로 발행해 기존의 회사채를 갚은 '차환'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발행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조기에 올리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발행 금리 자체는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BBB급 같이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경우 금리가 더 많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회사채 발행 시장의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인 지난해 11월 일반 회사채 발행 중 우량채인 AA급 이상은 전체의 79.6%를 차지했다. 반면 비우량 회사채인 A급 이하는 20.4%에 불과했다. BBB급 이하는 발행이 전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비우량 기업들이 회사채 만기 상환에 실패해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업'이다. 조 연구위원은 "조선업의 경우 앞으로의 수주 실적이나 중국 쪽의 움직임 같은 변수가 남아있다"며 "회사채 만기 물량이 많은 기업들은 올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조선업 '빅3'로 꼽히는 삼성중공업은 올해 회사채 만기 물량이 6600억원에 달한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삼성중공업은 최근 자금조달을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국책 은행들도 잇따라 조선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발간한 '2018년 경제·금융·산업 전망'에서 조선업과 관련 "수주잔량 감소로 인해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와 내년은 국내 조선산업 위기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주요 건설사 10곳의 올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총 3조원에 달하지만 상환 여건은 녹록지 않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공급과잉 지역에 분양물량이 많은 건설사는 잔금회수가 지연되면서 현금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이들 회사의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민동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발행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되면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올라가는 것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영향이 더 컸다"며 "금리 측면에서 볼 때 크게 부담을 가질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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