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도 빚 못줄이는 한국'…노년층, 소득대비 부채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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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도 빚 못줄이는 한국'…노년층, 소득대비 부채비율
  • 성재경 기자
  • 승인 2018.01.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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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기준 임대주택을 보유한 가구 중 노년층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5.8%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사진 / 가계금융복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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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성재경 기자] 우리나라 노년층의 소득 대비 빚 부담이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가계는 은퇴할 나이가 돼서도 빚을 제때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세대별 가계부채의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경상소득대비 부채 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12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70% 안팎, 유럽은 20%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대별 특징을 종합해보면 미국과 유럽 모두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이 비율이 높아졌다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반대로 노년층으로 갈수록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노년층들의 주택 등 실물자산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라는 우리나라 임대주택의 특수한 형태도 노년층의 부채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임대주택을 보유한 가구 중 노년층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5.8%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연금제도가 선진국에 비해 충분하게 발달돼 있지 않아 민간에서 실물자산 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보인다"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 가계의 부채 조절이 보다 늦은 나이대에서 이뤄지는 요인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50대 중반부터 가계부채를 축소해온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조정이 70대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부채상환 후 생활여력((총자산-총부채) 가처분소득)을 보면 타 연령층에 비해 노년층이 특히 하위(1~2) 분위에 집중돼 있다. 축적된 실물자산은 많지만 소득이 낮아 유동성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년층의 소득 안정성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으로 분석됐다.

특히 금융자산과 가계부채간 상관관계로 보면 금융자산은 적으면서 부채는 많은 가계가 노년층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노년층에서 금융자산 하위층(1~2분위)이 가진 가계부채는 전체 노년층 부채의 37% 수준으로 전 연령대 평균(23%)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노년층의 부채 확대 및 실물자산 의존도 심화라는 리스크 확대에 유의해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W

s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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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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