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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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85)
  • 시사주간
  • 승인 2018.04.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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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이란 그럴 듯한 명분으로 슈킹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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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치가 그를 모르진 않았다. 동네파출소에 있는 박순경이었다. 내방간(경찰서)에 있다가 찍혀서 파출소로 전출온 놈이었다. 녀석은 툭하면 찾아와 바이값(화대)도 안내고 공짜씹을 하고 갔다.

그러나 그정도면 양반이었다. 단속 나왔다며 툭하면 슈킹(용돈)해가고 후리까이(일제단속) 때는 아예 몇놈대가리 찍어 주지 않으면 두고 두고 괴롭혔다. 녀석은 가만히 앉아서 콧구멍이나 파고 포주나 둥기들이 나서서 잡아 바치는 것이었다. 박순경은 그걸로 유공자 표창까지 받은 일이 있었다.

참 좆빨고 댓진바르다 하지도 못하고 죽을 웃기는 일임에 틀림이 없었다. 뛰는놈 위에 나는놈 있다고 그위에는 또 일부 정치인들이 있었다.

이것들은 평생 생산적인 일은 안하고 노가리를 풀어서 평생 잠도 안자고 뛰어다니며 모은 사람들의 돈을 정치자금이란 그럴듯한 명분으로 슈킹해 가는 것이었다.

 
그게 따지고보면 다 힘없고 배경 없는 서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피같은 돈이었다.

거기다 한술더 떠서 민주화 운동을 한다느니 뭐니 하면서 마치독립군 처럼 설치며 공갈협박으로 돈을 뜯어가는 신종 사이비 민주화 정치꾼들도 가세를 했다.
 
여하튼 넥타이를 매고 다방에 앉아 점잖게 사기치는 놈들이 제일 더러운 족속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왕정치가 아는척 했다가는 화근을 만들게 틀림 없는 일이었다.

몰랐다고 이야기를 해야 후환이 덜할터였다. 왕정치는 일부러 창맞은 멧돼지처럼 길길이 날뛰며 장씨에게 대들었다.

“내가 저런새끼를 우째알아요. 아, 씹하러 왔으면 조용히 하고 가면 되지. 왜 사람을 패고 난리야 난리가?”

“뭐? 이새끼가 죽으려고 환장했나?”

사내가 큰대자로 뻗어 숨이 곧 넘어 갈락 말락 하면서도 고함을 질렀다.

“환장? 장환이 아니고 환장이냐? 그래 죽여봐라. 니 내못죽이면 니가 죽는다!”


그제서야 장씨가 한쪽눈을 꿈뻑이며 왕정치에게 신호를 보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었다. 싸워서 피를 보는건 늘 이쪽이었다. 순간의 성질이 평생을 망치는 법이었다.

장씨는 “웃기는 소리마라. 어쨌든 간에 손님 아니냐, 손님! 응.”하면서 계속 씨부랄탱탱조부랄탱탱 너스레를 떨었다.

그때 장씨의 마누라가 쪼르르 생쥐처럼 달려 나오더니 늘어져 있는 순경에게 다가가 일으키며 소란을 떤다.

“엄마야…우야꼬, 우짜먼 좋노. 박순경님 미안합니더…죽여주이소. 엄마야, 우짜면좋노. 옷다배렸네이.”

장씨 마누라의 한탄이 마치 검사앞에서 죄를비는 죄수 같았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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