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성폭력의 비명, “나는 두 아이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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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성폭력의 비명, “나는 두 아이의 어머니다”
  • 유진경 기자
  • 승인 2019.03.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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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장애인체육회, 성폭력 근절 위한 포럼 개최…만연한 장애인 성폭력, 체육계도 심각
2차 가해까지 포함하면 실로 광범위한 상황에서 장애인 성폭력의 심각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유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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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유진경 기자] 성폭력에 노출된 장애인들의 울부짖음이 예사롭지 않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3월 21일 오후 2시 올림픽공원내 스포츠비즈홀 체육지도자 연수실에서 전국 시도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장애인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권역별 포럼’을 개최해 성폭력에 취약한 장애인과 장애인체육계의 성폭력 문제의 경각심을 높이는 심도깊은 토론의 시간이 열렸다.

성폭력에선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그 가해자의 의미가 광범위하다. 통상적으로 위계에 의한 가해자와 피해자를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일반적인 가해를 2차 가해까지 포함하면 실로 광범위한 상황에서 장애인 성폭력의 심각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포럼의 서두는 전혜자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화두를 꺼냈다.

전 사무총장은 “이번 포럼을 두달 전부터 준비했다. 장애인 인권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함께 성폭력 관련 행정에 적극 참여해 대책을 모색하고 있고 국가대표 선수 인권 보호의 체계를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체육계 비리 근절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권익보호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장애인체육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민솔희 나사렛 대학교 교수가 ‘인권 패러다임 관점의 장애인체육활동’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민 교수는 미투 운동이후 언론에서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언급하며 발빠르게 대책도 생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체육계에서 만연한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폭력 영구제명 지도자가 장애인체육계에 재취업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이는 무관용 원칙이 소통부재로 인해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민 교수는 “장애인체육계 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체의 문제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무관용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성가해자가 복직하는 체육계 전반적인 시스템이 수정돼야 한다,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현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또 장애인 모욕이나 비하 등이 성폭력이나 폭력 발생의 뿌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는 장애인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경우 성폭력과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민 교수는 강의에서 장애인 체육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밝혔다. 장애인체육이 예전에는 전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모든 것을 일반 체육에서 가져옴으로써 상당수의 문제들이 파생되는 젇을 지적했다.

그 한 예로 장애인 스포츠의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지적했다. 장애인 스포츠를 장애극복의 스토리로 보는 시각이 일반화됐다는 것이다. 스포츠는 근본적으로 건강을 지키고 즐겁게 살기 위한 것임에도 장애인 스포츠를 장애극복의 시각으로 풀이하는 구시대적 발상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우리나라 장애인 스포츠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며 스웨덴 사례를 예시를 들었다. 스웨덴 장애인 관련 종사자들은 장애관련 의무교육 이후에 모임을 갖고 스터디를 한다고 전했다. 스터디를 통해 장애관련 종사자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자애인들과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뢰구축의 중요성은 모든 문제의 시작은 관계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담사와의 신뢰가 구촉된 다음에 폭력이나 성폭력같은 곪았던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현상으로 봐서 장애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신뢰구축은 폭력과 성폭력 예방과 대책을 세우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버 포럼에서는 장애인 선수들이 참여하고 발언함으로써 그 문제의 심각성을 들을 수 있었다. 전 사격선수와 전 육성선수의 발언이 있었는데, 그들은 후배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용기내어 발언을 했다.

장애인 선수들이 폭력이나 성폭력에 취약한 이유는 신고 자체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전 육상 선수였던 A씨는 “익명성 보장이 전혀 안된다. 법적 싸움을 4년간 벌이면서 자신이 피해자가 됐다”고 한탄했다.

그리고 장애인스포츠 감독과 코치가 장애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하게 질타하며 “뇌성마비는 지적장애가 아니란 걸 모른다”고 현 장애인스포츠 지도자들의 자질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이현옥 체육인지원센터장은 “상담사를 장애인 선수 출신으로 구성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장애인 선수들의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강화되고 장애인 스포츠 선수 출신들의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예측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A씨는 “나는 두 아이의 어머니다”라며 장애인이라며 옷을 갈아 입혀주고 그런 행위들이 서슴치 않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하지 못해 장애관련 종사자들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던 일반적인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해 2차 가해를 저지를 가능성을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다. 실로 그 작았던 마음의 그릇과 외면하고 살았던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작지만 용기있는 그들의 외침은 위대했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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