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호텔, 경복궁 옆에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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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호텔, 경복궁 옆에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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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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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관련규제 정비하겠다는 입장.
▲ [시사주간=사회팀]

정부가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에 대한항공이 7성급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문화재 시민단체와 누리꾼들이 "땅을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한 목소리로 반대의견을 냈다.

정부는 지난 25일 3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대한항공의 호텔이 지어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재 관련 시민단체는 "국가가 이 땅을 공공적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이 공간이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정부가 공공·역사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한 기업을 위해 법을 고쳐서라도 학교 근처에 호텔을 만든다는 것은 앞으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사무처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대한항공도 장기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려는 행태는 사실상의 '정경 유착'이라는 시대적 착오"라고 비판했다.

한국의재발견 관계자는 "의미 있는 공간을 단순히 경제적 가치로 따져 한 기업에 지원해주는 것은 안타깝다"며 "일종의 공유지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음달 1일 경복궁과 창경궁 야간 개장에 맞춰 '궁궐관람 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역시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JuT*******'는 "호텔이 부족하다고 해도 학교 옆에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곳이 어디있냐. 대한한공을 위한 특별법이나 다름없다"며 "많은 국민들을 위한 공원이 낫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 'lad*****'는 "자금성 옆에, 베르사이유궁전 옆에, 버킹검 궁전 옆에 고층 호텔이 있냐"며 "정권의 역사 인식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경복궁에 바로 붙어있던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를 2008년 매입한 이후 7성급 한옥호텔을 추진해 왔지만 그동안 '학교보건법'에 걸려 호텔 건립을 위한 허가절차를 밟지 못했다. 이 부지 근처에 중학교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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